직장인 대부분은 하루 2/3 이상을 직장에서 보낸다. 자신들의 인생 가치를 직장에서 실현하고 싶어 하지만 지금의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처럼 보인다. 불행한 일이다. 인생의 가치를 직장에서 실현하는 방법은 정말 없는 걸까?
회사에 대해 생각해보자. 회사 내에는 다양한 부서가 있다. 마케팅, 재무, 기획, 영업, 고객 서비스, 생산, 구매, 인사, 전산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부서별로 하는 일이 다르고, 필요한 기술과 업무 능력이 다르다. 신입 사원도 부서별로 뽑고 면접도 부서별로 하는 경우가 많다. 구직자 대부분은 회사만 들어갈 수 있다면 거기서 어떤 일을 하든 별로 가릴 것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회사 안에서도 부서에 따라서 하는 일에는 큰 차이가 있다. 부서마다 필요한 재능과 개인적인 취향이 다르므로 자신의 재능, 취향과 다른 곳에서 일하면 만족을 찾기 어렵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내가 계속 일할 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는 내 일을 사랑했기 때문이다. 여러분도 사랑하는 일을 찾아야 한다.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야 하듯이 일 또한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필자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다. ‘직장을구하지 말고, 자기가 평생 추구해야 할 직업을 먼저 찾아라.’
스티브 잡스, 1955 - 2011
IT 분야의 후배들이 직장을 구하는 과정을 지켜보면 너무나 안쓰러울 때가 많다. 대학생이라면 보통 대학교 2, 3학년 때 휴학하고 어학연수를 가거나 군에 입대한다. 복학하고 나서도 소위 ‘스펙’을 쌓기 위해 또 1년~3년간 휴학하고, 졸업 이후에도 취직을 하기 위해 애쓴다. 그동안 전공 공부부터 어학 성적까지 신경을 많이 쓰고, 전공 분야의 자격증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게다가 인턴 경력까지 쌓는 경우가 많다. 엄청난 노력이다.
후배들이 선호하는 1순위 직장은 대기업이다. 대기업의 어떤 부서에 가는지는 별로 개의치 않고 그 회사에 들어가는 게 목표가 된다. 직장부터 구해놓고 다음을 생각하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힘들게 구한 대기업 직장에서 10년을 보낸 이들은 현재 하는 일에 만족할까? 주변에서 만나게 되는 대기업 직장인 중 본인의 일에 만족하는 비율은 그리 높지 않은 듯하다. 가족들과 먹고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일한다는 대답도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직장을 구하는 것과 직업을 구하는 것은 다르다. 직장을 구하는 것은 당연히 어떤 회사에 들어가는 것이다.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하게 될 것인지는 상관하지 않는다. 직업을 찾는 것은 평생 할 일을 찾는 것이다. 다니던 회사는 바뀔 수 있다. 그러나 평생 할 일은 바꾸기도 어렵고 도중에 바꾸면 큰 손해다. 회사에 들어가서 경력을 쌓고, 또 회사를 옮겨도 그 부서에서 하던 일을 계속한다. 마케팅 부서에 있던 사람은 다른 회사에 가도 마케팅 부서에서 일하게 되지 갑자기 영업 부서로 가기는 어렵다. 일 자체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대학에 진학할 때 명망이 있는 대학교를 선택할지, 아니면 자신이 원하는 학과를 선택할지 고민해봤을 것이다. 상당히 많은 이들이 자신의 취향, 적성, 의지와는 별로 관계없이 대학교를 선택한다. 문제는 이와 같은 방식으로 회사도 선택한다는 것이다. 적성을 무시하고 스펙으로 회사를 결정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다. 이미 회사에서도 이런 기준으로 사람을 뽑으면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알고 있으므로 최근에는 다양한 방식으로 선발제도를 바꾸고 있다.
필자는 후배들에게 지금까지 직장에 대해서 갖고 있던 생각을 180도 바꾸라고 권하고 싶다. 직장을 구하지 말고 자기가 평생 동안 해야 할 직업을 먼저 찾아라. 회사가 아니라 일할 부서를 먼저 선택하라. 자신이 즐겁게 일할 수 있고, 잘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직업을 발견하라. 직업을 구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취업난으로 어려운 지금과 같은 때는 더욱 그렇다.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절망하거나 좌절하기 쉽지만 어려움을 회피하거나 편법을 써서 지나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희망을 품고 힘을 내라. 그리고 간절히 되뇌어라. ‘이 또한 지나가리. 이 또한 지나가리….’ 어려운 시기를 잘 보낸 후에는 자신을 대견하게 생각할 수 있는 느긋하고 편안한 때가 반드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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