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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출판네트워크

디지털라이프

로열티를 요구하는 ISO

한빛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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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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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BIT

12,951

저자: 켄달 그랜트 클라크(Kendall Grant Clark), 역 전순재

컴퓨터밖에 모르는 외곬수(geek)로서 필자는 가끔 (특히, IRC에서 채팅하거나 전자우편을 작성할 때) 대화를 줄이기 위한 기술적 약자를 사용한다. 자주 사용하는 약자로는 나라 이름이 있는데, 똑같은 모둠이 전세계적인 DNS에서 국제적 최상위 도메인 이름에 사용된다. 필자와 같은 외곬수들이 다음과 같이 글을 쓰는 것은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는 일이다.
외곬소년: IL이나 MX에 가본 적 있니?
외곬소녀: 아니, 그렇지만 CA와 SA에 갈 수 있다면 정말 한번 가보고 싶어!
외곬소년: CH에 있는 ISO 본부는 어때?
대부분의 XML 개발자들은 이 두개의-문자로 이루어진 국가 코드가 ISO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에서, 특히 ISO 3166에 나온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제 다양한 공동체를 비롯하여 W3C의 주목을 받게된 사실은 ISO가 ISO 표준의 상업적인 사용에 대해 라이센스 비용을 부과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참고자료는 여기를 클릭!). 여기에는 3166 표준이 포함되는데, 이는 국가 코드를 규정하고 있으며, 또한 언어 코드를 규정하는 ISO 639와 통화 코드를 규정하는 ISO 4217도 포함된다.

본 기사에서는 현재 논쟁의 배경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 후, 웹과 기타 인터넷 개발자들 그리고 개발 공동체의 반응을 요약할 것이다.

배경

필자는 오랫동안 ISO에 대하여 실망하고 있다. 이미 언급한 표준들을 비롯하여 ISO 8601(이 표준은 날짜와 시간의 표현을 다룸)을 포함한, ISO의 많은 표준은 근본적으로 웹과 인터넷 프로그래밍에 중요하다. 이 때문에 그 표준들은 호기심 많은 개발자라면 읽고 싶고 참조서로 휴대하고 싶어할 그런 문서들이 된다.

그러나, IETF의 RFC나 W3C의 공지나 권장안과는 다르게(두 조직 모두 작업 그룹 제품 정책이 상당히 투명한 것은 말할 것도 없음), ISO의 표준 문서 그 자체는 일반적으로 얻을 수가 없다. 그 점만 제외하면, ISO가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 ISO 표준 문서들은 ISO 사이트에서 구입할 수 있지만, 저렴하진 않다. 대부분의 경우 그 문서들은 부유한 조직이나 개인을 제외하고 일반 사람들에게는 모두 엄청나게 비싸다. 필자가 정말로 궁금한 것은 기업적 지원이 없는 나 홀로 개발자가 다음 문서들에 대하여 해당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과연 경쟁력 있는 선택인가 하는 것이다.
  • ISO 639-1:2002 → $94
  • ISO 4217 → $89
  • ISO 3166-1:1997 → $109
  • ISO 8601:2000 → $80
다시 말해, PDF파일 4개를 ISO 사이트로부터 다운받으려면 $372을 들여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 경우는 거의 없겠지만 혹시나(on the off-chance) 이 엄청난 표준을 정말로 연구해 보고 싶다면 말이다. 이는 현실성이 전혀 없는 이상보다 못한 짓이다.

진실을 말하자면, 이것들은 ISO의 엉터리 짓을 예로 들어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파이썬 프로그래머로서, 나는 마음대로 여러 라이브러리와 모듈을 가지고 ISO에 의해서 표준화된 언어와 통화, 그리고 나라에 대한 식별자들을 소비하고 생산해 낸다. 이것은 C, C++, C#, VB, Perl, Java, Lisp 그리고 Scheme, Smalltalk, 등등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언어를 선택하든 상관없이 대부분의 프로그래머에게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물론, 표준 문서 자체에는 쉽게 접근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모듈안에 존재하는 실수나 버그를 수정할 수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ISO에서 인기가 없는 표준은 어떤가?

파이썬을 이용하여 다국어 색인(thesauri)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상상해보자. 이 시스템은 개발 도상국에 있는 비-영리 법인을 위해 구축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일을 한다 해도 보수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이 경우 필자가 목표로 하는 대상들은 더 이상은 독점적인 벤더의 솔루션에 얽매여서는 안될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표준은 선택사항이 아니다. 이미 필자는 컴퓨터를 소유하고 있다; 복잡한 프로그래밍 언어, 광범위한 라이브러리의 사용, 그리고 똑똑한 IDE를 포함하여, 나의 개발 환경은 비용이 들지 않는다.

나는 내 작업에 딱 맞는 ISO가 있는 것을 발견하였는데 그것은 바로 ISO 5964이다. ISO 5964는 "다국어 색인의 개발과 제정을 위한 지침을" 제공한다. 정확히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이다. 그러나 ISO는 내가 ("단일어 색인의 개발과 제정을 위한 지침인") ISO 2788과 더불어 ISO 5964를 사용해야 한다고 제시한다. 그래서 나는 그 표준도 필요하다. 이 두 PDF 파일을 내려 받는데 드는 총 비용은? $198이다.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어쩌면 ISO 표준에 계속 나의 프로젝트를 구축할 것이다. 혹 어쩌면 그냥 프로젝트를 완전히 포기해 버릴 수도 있다? 아니면 언제든지 대학 도서관에 가서 그 표준을 연구할 수 있다. 도서관에 그 표준문서들이 있다면 말이다(가지고 있을지는 결코 확신할 수 없다). 그러나 누구나가 그렇게 공개 연구 기관이 가까운 곳에 살 만큼 운이 좋은 것은 아니다.

만약 이런 가격이 실제적인 출판 비용같은 것을 반영한다면 상황이 덜 고민스러울 것이다. 어쨌든, ISO는 거의 확실하게 상대적으로 적은 분량의 인쇄물을 가지런히 갖추고서 아마도 이런 문서들을 표준으로 사용하는데 어울리게 아주 고품질의 문서 생산과 인쇄를 주장할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ISO는 당신에게 배달되는 인쇄된 버전에 청구되는 비용과 사이트에서 내려 받은 표준 PDF 버전에 청구되는 비용을 정확하게 똑같이 청구한다. 그것은 곧 그 비용이 인쇄 비용에 관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정보 접근에 청구되는 비용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나는 정보 접근에 드는 비용이 반드시 문제가 된다고는 믿지 않는다. 어떤 정보의 경우 이 정보에 접근하려면 종종 돈을 지불해야 하는데 그런 경우 보통은 충분한 대가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ISO는 자신이 개발한 표준의 광범위한 (사실상, 전지구적인) 사용에 의해서 얻을 수 있는 모든 제품들을 획득하는 것에 의욕을 느끼게 되어 있다. 물론 표준을 개발하는 데는 돈이 든다. 그러나 표준 그 자체에 대한 접근에 대하여 사람들에게 엄청난 비용을 청구함으로써 그 비용을 벌충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라 할 수 없다. 나홀로 개발자로서 그 비용을 지불할 능력이 되지 않는 것에 관한 나의 불만이 보기 드문 경우라고 가정해보자. 만약 그렇다면 ISO가 막강 권력을 쥐고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 때문에 고통받는 유일한 사람이 필자 혼자뿐이라고 생각하긴 어렵다. 그리고 내가 ISO 표준을 채택하고 증진하면서도 ISO 그 자체에 의해서 방해를 받아온 유일한 사람이라고 상상하기도 쉽지않다.

논쟁

이런 불만이 현재의 논쟁에 이르고 있다. 그의 표준에 더 광범위하게 접근하도록 하는 조치를 취하는 대신에, ISO는 그 반대의 정책을 취하고 있는 중이다. ISO는 ISO 639, 4217, 그리고 3166에 담긴 정보의 상업적 사용에 라이센스 비용을 요구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 로빈 커브(Robin Cover)가 전하듯이, ISO의 제안에 의하면 ""소프트웨어 개발자나 상업적 재판매자가 ISO Code에 담긴 데이터 요소들을 그들의 제품에 삽입하여 재판매하도록 허가를 요청하면, 전자적인 형태로 그 Code를 구매하도록 요구되고, 년 단위로 지불하거나, 일시불 요금으로 지불해야 하며 표준 응용 유지 비용도 청구된다""라고 한다.

이 요구의 파급효과는 확실하지 않다. 혹시 나의 리눅스 배포본 제작자에게도 CD를 파는데 비용을 내라고 요구하지는 않을까? CD에 들은 소프트웨어 중에, 파이썬과 같은 언어와 라이브러리는 ISO 식별자를 사용하고 있지 않은가? 모든 웹 소프트웨어는 어떤가, 클라이언트와 서버 모두 언어와 국가 코드를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지 않는가? W3C의 XML 권장안에서는 ISO 639와 3166을 참조한다. 그것은 곧 XML 파서를 사용하는 어떤 제품도 ISO에 비용을 청구한다는 뜻인가?

그나마 가치있는 일을 찾는다면, 이런 코드를 비 상업적 소프트웨어에 사용하는 데는 ISO가 라이센스 비용을 추구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고, 웹에서 자유롭게 얻을 수 있는(그 코드들이 제정된 표준을 설명한 텍스트가 아님) 코드 몇 가지를 만든다는 것이다. 국가 코드를 심지어 (특히 한심한) XML 문서의 형태로 얻을 수 있다. (주목할 것은 ISO 3166의 알파-3 변종에 의하여 제정된 국가 코드는 -- ISO 3166 FAQ에 의하면 이 코드는 "알파-2 코드보다 국가 이름과 코드 요소 사이를 시각적으로 더 잘 연관시켜 준다고 한다" -- 그 표준을 구입하지 않는다면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적어도 세 개의 중요한 기구가 ISO의 라이센스 정책이 변화된 것을 인지하고 응답하였다: W3C, Unicode Technical Committee, 그리고 INCITS에서 말이다.

W3C의 반응

팀 버너스-리(Tim Berners-Lee)는 ISO 의장인 올리버 스무트(Oliver Smoot)에게 편지를 썼다. 버너스-리(Berners-Lee)의 지적에서 그 요점은 ISO가 제안한 정책 변경에 대하여 "심각한 우려"를 표현하는 것이었다. 웹에서, 특히 그의 국제화 노력에서 이런 ISO 식별자를 광범위하게 사용하기 때문에 특히 그렇다. 버너스-리(Berners-Lee)에 의하면, 적어도 세가지 부정적 결과가 따를 가능성이 높다. 만약 ISO가 이런 정책 변경을 고집한다면 말이다. 여기에는 "표준의 분할, 표준 배치의 지연, 그리고 사실상 표준의 부재"가 포함된다; 게다가, 비-영어권 사람들이 가장 피해를 많이 보는 사람들이 될 것이다. 버너스-리(Berners-Lee)는 또 다음과 같이 내가 일반적으로 ISO에 느낀 좌절감과 일치하는 요점을 덧붙였다.
웹 테크놀로지 덕분에 몇 년 전에 비해 현재는 데이터를 출간하고 재사용하는데 비용이 적게 든다. 만약 이런 데이터베이스를 유지하는 비용이 ISO가 다룰 능력을 넘어서는 경우라면, ISO가 더 방대한 사용자 공동체와의 토론회를 열어서 이런 서비스들을 어떻게 호스트 해야 이런 비용을 감당할 정도가 될 수 있을지에 관하여 토론하기를 제안하겠다.
(개인적으로는 IETF의 논평이 더 그럴듯 하다고 평가하는데) 어쨌든, 버너스-리(Berners-Lee)가 실제로 넌지시 제시한 바에 의하면 ISO의 국가 식별자와 언어 식별자가 웹뿐만 아니라 인터넷 그 자체에도 중심이 된다고 한다. 그렇지만, ISO가 계속해서 밀고 나가려고 고집한다면, 대안적인 식별자들이 제대로 갖추어 질 수 있을지, 더욱이 쉽게 갖추어 질지는 확실하지 않다. 물론, 그 문제 때문에 새로운 식별자가 만들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특히 URI나 URN을 사용하여 그 새로운 식별자를 사용하는데 드는 도구정비의 비용, 뿐만 아니라 이전 기회 비용을 감안한다면 말이다. 이런 비용은 심각해 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W3C-ISO 힘겨루기(특히 RDF와 Topic Maps 사이에서)가 종종 건강하고 건설적으로 혁신과 기술적 다양성을 가져 오지만, 이 경우 W3C가 아주 좋은 위치에서 ISO의 나라, 언어, 그리고 화폐 식별자들에 대한 대안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ISO가 가뿐하게 패배할 것이다.

Unicode Technical Committee의 반응

유니코드의 향방에 관하여 결정권을 행사하는 유니코드 기술 위원회(UTC, Unicode Technical Committee) 또한 ISO의 정책 제안에 응답하였다. 이런 응답은 두 가지 사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ISO에 의해서 채택된다면, 새로운 정책으로 인한 부정적 결과와 비합법성이 그것이다. UTC는 ISO 식별자를 사용할 잠재적인 사용자들이 "ISO 표준 개발에 앞으로 공헌하지 말자", "ISO 표준을 사용하거나 참조하지 말자", "대안으로 로열티-없는 표준을 개발하고 사용하자"고 제안한다. 이것들 모두 실현가능성이 높다. 특히 마지막의 로열티 없는 표준을 개발하고 사용하자는 의견이 특히 그렇다.

비합법적인 관점에서, UTC가 제안한 바에 의하면 이런 식별자들이 "다른 소스로부터의 공헌이나 기존의 데이터의 사본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를 열어서 "지적 재산권과 재정적 의존성에 관하여 토론을 벌이지 않고서는, ISO가 상업적이든 아니든 그 사용에 대하여 성공적으로 라이센스 비용을 부과할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한다.

INCITS의 반응

INCITS(InterNational Committee for Information Technology Standards)는 ISO의 정책 제안에 ANSI와 직접 대화를 함으로써 반응을 보였다. INCITS의 반응의 핵심은 표준을 사용하는데 제안된 정책이 구현 비용을 부과할 것이라는 것이다:
논의된 그 제안은 사실상 표준의 구현에 비용을 청구하게 될 것이다. 표준에 맞추어 만들어진 제품의 각 복사본과 관련하여 비용을 강제하거나 그 표준을 합병함으로써 말이다. 그러므로 본질적으로, 이렇게 되면 비록 직접이든 (제조업자의 경우) 간접이든 (제품 소비자의 경우) 실제로 그 표준을 사용하면 표준의 사용자는 누구라도 비용을 청구받는다.
INCITS는 ANSI가 세겹(threefold)으로 정책을 채택하라고 요청한다: 그 사용료는 "부적절하다" (슬프게도, INCITS는 표준의 구매에 비용부과를 지원함); ANSI는 그 정책에 반대한다; 그리고 힘을 써서 "ISO와 그의 회원들이 이런 접근법을 취하지 못하도록 막아라."

맺는 말

ISO는 믿을만한 기금투자 수단이 필요한가? 물론이다. 그러나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표준 그 자체의 판매와 상관이 없는 수단이어야 한다. 적어도 그렇게 어머어마한 비용은 안된다. ISO가 진정으로 전지구적인 표준 기구라면, 기금투자처를 찾아야 할 곳은 UN이나 (미국이 미납된 UN 회비를 지불한다면 ISO에 기꺼이 자금투자를 해 줄 것이다.), 부유한 서구 국가들(안될 이유가 없다. ISO 작업에서 가장 큰 혜택을 받는 국가들이 바로 G7이니까), 그리고 인류애가 넘치는 개인이나 기업이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ISO가 표준화한 몇 가지(언어, 통화, 국가 식별자, 뿐만 아니라 시간-날짜 표현이 그런 것들)는 즉시 공개 영역(public domain)으로 들어 와야 한다. 몇 가지 표준은 그냥 너무도 중요하고 대중의 신뢰가 막대하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든 ISO의 수입 모델에 묶여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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