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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모바일

[환생 비화]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딥러닝 1 (리마스터판)

한빛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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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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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앞맵시

933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딥러닝』. 일명 ‘밑시딥’ 시리즈의 1편이 ‘리마스터링’되어 돌아왔습니다.

저는 이 시리즈를 번역한 개앞맵시(이복연)입니다.

 

 

리마스터링이 저의 제안에서부터 출발하였기에, 추진 이유와 무엇이 달라졌는지 등의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키보드 앞에 앉았습니다. 다음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1. 무엇이 달라졌나?
  2. ‘1편 좀 다시 써 주시지..’
  3. 다시 태어나기까지
  4. 함께하는 다음 8년

 

1. 무엇이 달라졌나?

 

저는 ‘왜’부터 썰을 풀고 싶으나, 여러분은 ‘무엇이’가 더 궁금하시겠죠? 그래서 달라진 점부터 정리했습니다.

 

 

하나씩 보겠습니다.

 

1. 

책 내지의 서식, 코드, 그래프 등을 컬러로 바뀌었습니다. 컬러화는 가장 먼저 눈에 띄지만, 사실 내용의 본질 면에서는 그렇게 중요한 요소는 아닙니다. 물론 시인성이 높아지므로 같은 내용도 더 빠르게 인지하고 명확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반면 단점이 하나 있죠. 바로 제작 비용이 높아집니다. 이 결정은 출판사에 위임했고, 결국 컬러판으로 다시 탄생했습니다.

 

2. 어느 위치에서든 실행 가능

초판에서는 예제를 실행하려면 작업 디렉터리의 위치가 중요했습니다.

$ python ch03/xxx.py  ← 초판에서는 실행 안 됨

 

// 그래서 아래처럼 실행하도록 안내했었음

$ cd ch03
$ python xxx.py

 

밑시딥 1편은 코딩이 처음이신 분도 많이 보시다 보니 이와 관련한 독자 문의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래서 리마스터판에서는 어디서든 실행할 수 있도록 코드를 수정했습니다.

 

3. 구글 콜랩 코드 제공

개발 환경을 설정하지 않고도, 웹 브라우저만 있으면 예제 코드를 돌려볼 수 있도록 구글 콜랩 코드(주피터 노트북)를 제공합니다(링크는 깃허브에서 확인해주세요). 달라진 점 2번에서 얘기한 문제와 함께, 환경 설정은 개발에 익숙하지 않으신 독자 분들이 가장 어려워하시는 영역이었습니다.

 

4. 페이지 고정

네 번째는 바뀌지 않은 것입니다.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딥러닝』 시리즈, 그중에서도 1편은 특히 교재로 많이 쓰입니다. 그래서 혹시라도 강의 자료나 해설에서 페이지를 언급할 경우 기존 자료를 수정하지 않아도 아무 문제가 없도록 세심하게 신경 썼습니다.

 

5. 예제 파일 위치 명시 방법 개선

1편의 원서에서는 본문의 코드가 깃허브의 예제 파일 중 어느 것에 해당하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리말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제가 일일이 찾아 본문에 기록해 두었죠. 하지만 표기 스타일이 세련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리마스터판에서는 다음 예시처럼 코드 옆에 깔끔하게 표기했습니다.

 

 

3편에서 처음 적용된 스타일이며, 2편은 2024년 8월에 7쇄를 인쇄할 때 이미 적용했습니다. 이로써 밑시딥 시리즈는 모두 예제 파일의 위치를 일관되게 표기하게 되었습니다.

 

6. 실행 환경, 코드, 결과 업데이트

8년 동안 파이썬 자체는 물론 예제 코드에서 이용하는 넘파이와 맷플롯립 라이브러리도 제법 개선되었습니다. 그래서 예제 코드 일부에서 경고가 뜨던 부분을 수정하고, 출력 결과의 포맷 역시 최신 환경에 맞춰 수정했습니다. 잠시나마 무언가 잘못됐다고 오해하시는 일이 줄어드리라 기대합니다.

 

7. (숨겨진) 그래프 생성 코드 개선

책에 등장하는 그래프 중 일부는 해당 그래프를 만들어내는 코드가 깃허브에만 존재합니다. 딥러닝 원리 이해와는 관련 없이 단순히 시각 자료를 만들어내는 역할의 코드죠. 그래서인지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특히 출력 형식 설정이 엉망이어서, 실행해도 책에 실린 깔끔한 그래프를 만들어내지 못했습니다. 리마스터판에서는 이렇게 보이지 않는 부분도 최대한 말끔하게 정리했습니다.

 

8. 용어 현대화

1편을 번역할 시점에는 딥러닝 관련 용어가 여러 가지로 혼재되어 쓰였습니다. 그래서 먼저 출간된 책들과 여러 자료를 비교 검토하여 신중하게 선택했습니다만, 일부 용어는 당시의 제 선택과 다른 용어(표기)가 널리 정착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용어 몇 개를 대세에 맞게 현대화했습니다. 기계학습 → 머신러닝, 오버피팅 → 과대적합 등 그리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9. 설명 (살짝) 보강

복잡한 코드를 설명할 때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해당 위치에 원 번호(❶❷..)를 붙이는 등의 장치를 추가했습니다. 단, 아주 소량입니다.

 

10. 문장 수백 곳 교정

1편 출간 후 ‘마치 한국 사람이 쓴 거 같다’라는 감사한 칭찬을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8년도 더 지난 지금까지도 제가 꾸준하게 ‘글’을 다룬 덕분인지, 지금의 제 눈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이 보였습니다. 원래는 ‘페이지 고정’이라는 4번 목표도 있었고, 전면 재번역이 아닌 만큼 수정량을 최소한으로 줄이려 했습니다. 그래도 어찌어찌하다 보니 고친 곳이 수백 곳이 넘었네요. 자잘한 수정이라서 눈에는 잘 띄지 않을 겁니다.

 

11. 낡은 참조/표현 제거

책 내용의 본질과는 관련 없지만 낡은 느낌을 주는 요인이 몇 개 있었습니다. 지금은 사장되었거나 경쟁에서 밀려난 제품을 언급한다거나 특정 사건에 대해 ‘최근’이라는 수식어를 쓴다거나 하는 등이죠. 사소하지만, 조금이라도 거슬리지 않도록 현시점에 맞게 수정했습니다.

 

12. ‘8.5 딥러닝의 미래’ 절을 ‘8.4 딥러닝의 활용’ 절로 통폐합

11번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습니다. 1편 출간 시점에서의 ‘미래’는 다 현실이 되었습니다. 다행히도 저자가 소개한 미래 기술들은 사장된 것 없이 모두 지금의 기본 혹은 주류 기술이 되었습니다. 덕분에 표현만 조금씩 수정해 주니 바로 앞 절인 ‘8.4 딥러닝의 활용’에 자연스럽게 녹일 수 있었습니다. 

 

단, 이 과정에서 ‘4. 페이지 고정’ 목표를 완벽하게 지키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마지막 장의 마지막 절이니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없으리라 믿습니다.

 

13. 시리즈 편집자의 섬세한 터치!

1편 초판은 번역과 편집을 저 혼자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이후로는 절대 혼자 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꼼꼼하게 보려고 노력해도 혼자보다는 둘이 훨씬 낫죠! 이번 리마스터판은 시리즈의 3편부터 쭉 맡아주신 이윤지 편집자께서 꼼꼼히 봐주셨습니다. 이쯤이면 시리즈 책임 편집자라고 보셔도..

 

참고로, 2편도 2024년 중쇄 때 편집 스타일을 3~5편과 일치시키는 작업을 살짝 진행했습니다. 단, 격차가 1편만큼 크지 않았기에 ‘리마스터’라고 할 만한 변화는 아니었습니다.

 

 

14. 제목에 ‘1’ 추가

1편 출간 시점에는 후속작 계획이 구체적으로 없었어서 제목에 숫자가 붙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밑시딥’이라고 하면 1편을 뜻하는지 시리즈 전체를 뜻하는지 헷갈리기도 했죠. 리마스터판을 내면서 1편에도 넘버를 붙여서 구분도 편하고 전체에 일관성을 주었습니다.

 

15. 시리즈 안내

독자께 별달리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던 ‘옮긴이의 말’을 없애고 ‘시리즈 안내’로 채웠습니다.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딥러닝』 시리즈는 모두 각자의 주제 영역에서 베스트셀러일 만큼 사랑받고 있으니, 1편이 마음에 드셨다면 다른 책들도 권해드립니다.

 

기타..

이 외에도 자잘하게 참 많은 곳을 손댔습니다. 티는 잘 나지 않겠지만요.

 


 

2. ‘1편 좀 다시 써 주시지..’

 

드디어 ‘왜’에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밑시딥 1편은 지금으로부터 8년 전인 2017년 1월에 출간되었습니다. 출간 이틀 만에 긴급하게 2쇄를 찍었고 그 해에 교보문고 IT 분야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습니다. 그리고 ‘밑바닥부터 만들어본다’라는 독특한 콘셉트와 저자의 깔끔한 설명 덕분에, 지금까지도 꾸준히 베스트셀러 목록에 이름을 올리며 국내 최다 판매 딥러닝 입문서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또한 이러한 인기와 저자의 열정에 힘입어 어느덧 시리즈 5편까지 출간되었고, 6편도 예고한 상황입니다. 그리고 네임드 반열에 올랐음을 증명하듯, 독자들 사이에서 ‘밑시딥’이라는 애칭으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훌륭한 시리즈를 번역하게 되어 참으로 영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시리즈가 거듭할수록 계속 눈에 밟히는 한 권이 있었습니다. 바로 오늘의 주인공인 1편입니다. 처음이었기에 저자에게나 저에게나, 원서 출판사에게나 미숙함이 있었습니다. 시리즈의 다음 책들은 독자 피드백을 반영하고 집필과 편집 노하우가 쌓이면서 조금씩 더 세련미를 더해갔고, 그럴수록 1편에 대한 아쉬움은 커갔습니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1편 좀 다시 써 주시지’라는 바람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저자께는 더 중요한 일이 있음을 이해합니다. 빠르게 발전하는 인공지능의 첨단을 다루는 후속편을 쓰는 일이죠. 결국 아쉬운 제가 나서서 우물을 파기로 했습니다.

 


 

3. 다시 태어나기까지

 

‘리마스터링을 해볼까’라는 생각을 처음 떠올린 건 시리즈 4편을 번역할 때였던 거 같습니다. 편집의 세련미가 3편부터 거의 정점에 오른 느낌이었고, 4편도 쓰신 걸 보니 후속편이 한동안 더 나올 것임을 짐작할 수 있었죠. 무엇보다 그때까지도 (올바른 디렉터리에서 실행하지 않는 등의 문제로) ‘실행이 안 된다’는 독자 문의가 간간이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번역할 책이 몇 권 밀려 있어서 리마스터링은 혼자만의 생각으로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몇 년이 더 흘러 밀린 책들을 다 번역하고 시리즈 5편 출간도 마무리될 즈음, 드디어 출판사에 정식으로 아이디어를 제안했습니다. “이러이러한 점이 아쉬웠고, 이러이러하게 개선했으면 좋겠다.” 다행히 긍정적으로 받아주셔서 수정할 내역을 본격적으로 확인했습니다.

 

처음에는 가볍게 생각했습니다. 예제를 더 쉽게 실행할 수 있도록 코드를 고치는 등 시리즈 후속편들의 개선점을 1편에도 적용하는 정도로... 그래서 페이지가 틀어질 걱정도 당연히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러다가 코드를 처음부터 다시 실행해 보고, 본문 설명도 처음부터 꼼꼼히 다시 읽다 보니 수정할 게 하나씩 하나씩 늘어났습니다. 실행 결과의 포맷이 미묘하게 다르고, 8년 전 번역이라 지금 제 눈에는 영 이상하고, 군데군데 표현이 낡아 있고 등등.. 그래도 진행을 방해할 만큼의 큰 난관은 없었기에 8주년이 되는 2025년 초를 목표로 일정을 잡았습니다.

 

작은 벽들이 몇 개 있었습니다. 코드를 구글 콜랩 버전으로 포팅하는 데 며칠 정도 걸렸고, 또 표지를 싹 바꿔보려는 시도는 원서 출판사의 정책에 막혀 좌절됐습니다. 표지 전면 수정을 허락한다면 다음처럼 흑화한 표지는 어떨까도 혼자 생각했었습니다. (아이디어 설명 차원에서 짜집기 한 그림입니다.)

 

 

막판에는 ‘리마스터판’이라는 이름을 공식적으로 쓸 수 있느냐의 문제로 한 번 더 브레이크가 걸렸습니다. 이 이름으로는 ISBN을 발급받을 수 없다고 하여, 한국서지표준센터에 등록된 이름은 ‘개정판’입니다.

 

어찌 되었든 오랫동안 혼자 담아두었던 리마스터링이 드디어 끝이 났습니다. 숙원 성취! 속이 뻥 뚫린 기분입니다. 저 때문에 계획에 없던 일로 시달리신 출판사 분들께 심심한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4. 함께하는 다음 8년

 

지난 8년 동안 이 책으로 딥러닝에 입문한 독자만 해도 수만 명에 이르고, 지금도 매년 수천 명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고 계십니다. 그런 의미 있는 책을 번역할 수 있었던 건 저에게도 큰 축복이었습니다. 그동안 보내주신 사랑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고자 리마스터판을 준비했으니, 이 책을 통해 새로 공부를 시작하시는 분들이 한층 더 쉽고 편하게 인공지능의 세계로 발을 내디디실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2025년에 새롭게 출간되는 책으로 손색없도록 구석구석 신경 썼으니, 변하지 않는 핵심 원리를 제대로 익히는 즐거움을 앞으로도 이 책과 함께 누리시길 소망합니다. 새단장을 하고 다시 찾아온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딥러닝 1(리마스터판)』이 독자 여러분께 소중한 길잡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 리마스터판 제작은 원서 출판사의 허락을 받아 우리나라에서만 독자적으로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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