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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출판네트워크

디지털라이프

e북이 아니라 메타데이터가 출판을 구제할 것이다...

한빛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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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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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BIT

13,642

제공 : 한빛 네트워크
저자 : Nick Ruffilo
역자 : 정향
원문 : Metadata, Not E-Books, Can Save Publishing...

Nick Ruffilo 메타데이터는 왕이다. 중요하니까 다시 한 번 말하겠다. 메타데이터는 왕이다.

출판이 가벼운 공황 상태에 빠져있음을 보여주는 숱한 기사와 통계는 굳이 나열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수익은 떨어져 있고, 최근까지만 해도(지난 1-2년) e북에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모르는 출판사가 많았다(e 전략 자체도 아직 안정되지 않은 출판사도 많다). e북이 출판을 구제하지 못하는 이유는, e북은 포맷의 차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e북으로 인해 독서에 혁명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며 콘텐츠 자체도 변화하지 않을 것이다. 소셜 독서 프로젝트(copia)를 몇 가지 본 적이 있긴 하지만, 아직 베타 단계이기도 하고, 독자들이 전혀 새로운 독서 경험을 기꺼이 받아들이려 할지는 예측할 수가 없는 일이다.

통계:
  • 미국의 성인 인구는 2억 3천만 명이다.
  • 미국의 문맹률은 1%이다. 따라서 글을 읽을 수 있는 미국의 성인 인구는 2억 2천 770만 명이 된다.
  • 미국 성인의 28%가 열독가(주당 5시간 이상 독서)이다 [Verso] - 열독가 6400만 명
  • 도서 구매의 20%가 온라인에서 발생했다[PW 2007]. 이것은 그 후로 증가하긴 했으나 아직 30% 미만이다. (도서 통계 쪽 사람들에게 말로 전해 들었지만 출처를 밝힐 수는 없다.)
e북은 왜 출판을 구제하지 못하는가?

e북은 하드커버나 페이퍼백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포맷일 뿐이다. 포맷이 다르기 때문에 가격 책정도 다르게 되어야 한다. 소비 방식과 가격 책정 방식이 다른 물건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여지가 있지만, 그 새로운 소비 방법이 혁신적이지 않은 이상 시장의 성장(새로운 독자) 폭은 클 수가 없다. 원래 책을 읽지 않던 사람들이 책을 읽어보려고 e북 리더기를 사지는 않을 것이다(가격이 엄청나게 싸지지 않는 한). 이런 면에서 아이패드는 새로운 독자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기라 할 수 있다. 평소에 책을 사지 않는 사람이 아이패드를 구입해서는, 소파에 편히 앉아서 책을 살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책을 한 번 사볼 법도 하다. 그 책이 마음에 들면 책을 또 살지도 모른다. 자. 이 문장을 다시 한 번 읽어보자. "그 책이 마음에 들면 책을 또 살지도 모른다." 이 말을 뒤집으면 곧, 그 책이 마음에 안 들면 "그래, 내가 책을 안 샀던 게 이래서였지" 하는 생각이 더 굳어진다는 것이다. 책을 안 사던 사람이 계속 안 사게 된 것이다.

위키피디아 베스트셀러 차트에 따르면,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는 8천만 부 이상 팔렸다.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은 최소 4400만 부 팔렸다. 그렇다면 거의 모든 열독가가 해리포터 최종편을 구입했다는 말인가? 모든 열독가가 <다빈치 코드>를 1.25권씩 구입했다는 말인가? 아니다. 보통 책을 안 읽던 사람들이 지갑을 열어 책을 사서 읽었다는 말이다. 이는 곧, 열독가가 아닌 미국인 1억 6천 3백만 명이 잠재 독자라는 뜻이다.

어떻게 그 1억 6천 3백만 명을 끌어들일 것이며, 열독가들이 책을 더 많이 사게 할 것인가

간단하다. 그들이 원하는 걸 주고, 또 더 주면 된다. 어떻게 하면 그럴 수가 있는가? 메타데이터가 그 답이다. 이렇게 간단할 수가 없다. 기술 쪽 사람들은 메타데이터를 아주 좋아한다. 우리는 메타데이터를 먹어치우고 또 달라고 하며, 그것으로 놀랍게 유용한 것들을 만들어낸다. 판도라(Pandora: 좋아하는 곡에 대한 정보를 입력하면 그와 비슷한 곡을 찾아주는 인터넷 라디오 서비스-옮긴이 주)가 바로, 음악에 있어 메타데이터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의 아주 좋은 예이다. 그러나 판도라의 한계는 그 곡의 구색과 메타데이터 수집 기술(수동으로 해야만 한다)이다. 메타데이터로 어떻게 돈을 벌 수 있는가? 일화를 하나 들어 이야기해 보자.

<선택의 패러독스>라는 책에서는, 사람들은 선택의 여지가 너무 많으면 오히려 포기하게 된다는 내용이 있다. 책을 많이 사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이 사람은 서점에 들어갈 때(또는 아마존 등의 온라인 서점을 구경할 때) 할인 행사 중인 책이 어디 있는지, 가장 좋아하는 장르는 어디 있는지, 신간 코너는 어디 있는지 잘 알고 있다. 독서를 처음 하는 사람이 서점에 들어가면 엄두가 안 날 수도 있다. 못 믿겠는가? (기술, 자동차 튜닝, 스포츠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 전자제품 엑스포나 베스트바이의 카오디오 코너, 스포츠 용품 샵에 간다고 생각해 보자. 케이블이나 장갑이 14종류나 있으며 가격도 제각각이라는 사실을 금세 알게 될 것이다. 어떻게 결정을 하겠는가? 다행히도 이런 가게에는 이런 사람을 간파하고 도와주도록 교육을 받은 판매원들이 있다. 오프라인 샵에는 안내 코너라도 있다. 온라인에서는 혼자 알아서 해야 한다…

방금 책 한 권을 다 읽었다고 상상해 보자. 그 책이 <다빈치 코드>라고 치자. 책을 내려놓은 다음에 그 책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었는지 묻는 간단한 설문조사를 했다(이것을 태그라고 부르자). 나의 경우에는, 그것이 서스펜스 소설이라는 점, 종교 미스터리라는 점, 현대가 배경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그러면 이번에는 모든 책에 이러한 태그 데이터가 존재해서, 내가 서점에 가서 작성한 설문지를 건네주면 서점에서 책을 여섯 권 보여준다고 생각해 보자. 그러면 고르기가 훨씬 쉬울 것이다. 책을 세 권만 보여줬다 하더라도 그 세 권을 다 살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 상황에서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해봐야 고작 댄 브라운의 책을 더 사고(사람들이 책을 사는 이유 1위는 작가이다) 그가 책을 한 권 넘게 썼기를 바라는 것, 또는 온라인 서점에서 제공하는 추천 엔진을 이용해보는 것 정도다. 추천 엔진도 나쁘지 않지만, 그것은 구매 습관에 근거하고 드물게는 "이 책을 구입한 사람들이 구입한 다른 책"에 근거하는데, 이것은 상당히 임의적이기 때문에 메타데이터만큼 정확한 예측은 불가능하다.

독자에게 원하는 것을 더 준다는 게 바로 이것이다. 독자가 책을 한 권 읽은 후에 마음에 들었던 점을 뽑으면 그와 성격이 비슷한 책을 독자에게 주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처음부터 원하는 것을 주는 방법을 이야기해 보자.

독자가 원하는 것을 주기

우리가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최고의 메타데이터는 카테고리 데이터이다. 사실 카테고리 데이터를 뒤지는 것이 쉽다고 할 수는 없지만, 로맨스를 좋아한다면 "로맨스" 카테고리를 클릭해 로맨스로 간주되는 책의 목록을 볼 수는 있다. 새로운 독자들의 경우, 로맨스 카테고리에 속하는 책이 감히 엄두가 안 나게 많은 데다, "초자연 현상"이라는 게 도대체 뭔지, 내가 그걸 좋아할지 아닐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카테고리는 언외의 의미가 담긴 상자이기도 하다. 책은 한 번에 여러 장르에 속할 수 있지만, 뱀파이어가 나오는 책이 뱀파이어물이 아닐 수 있을까? 애정 장면이 나오는 사랑 이야기가 로맨스가 아닐 수 있을까? 태그를 이용하면 책의 구체적인 특성을 좁힐 수가 있다. 이미 수집되어 있는 태그도 있지만, 내가 수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태그의 목록은 다음과 같다.
  • 페이지 수(또는 단어 수). 독자들이 짧은 글인지 긴 글인지 알 수 있어야 한다.

  • 시대배경(1990년대, 1870년대, 미래). 역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특정 시대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 카테고리. 카테고리는 일종의 태그지만 계층적인 것은 아니다. 책 한 권에 "로맨스"와 "뱀파이어"라는 카테고리 태그가 따로 붙을 수 있다. 주제가 논픽션인 경우 카테고리를 잘 만들어야 한다. 그 예로는 "전쟁", "역사", "1990년대" 또는 "1912년 전쟁" 등이 있을 수 있다.

  • 글의 형식. 3막짜리 희곡인가? 3인칭인가 1인칭인가? 대화문이 많은가?

  • 시리즈 정보. 시리즈의 일부인가? 시리즈 중 몇 번째 권인가? 순서가 있는 시리즈인가, 아니면 같은 세계를 바탕으로 하는 소설을 단순히 모은 것인가?
데이터를 계속 늘어놓을 수도 있지만, 이 정도가 핵심인 것 같다. 모든 책에 이러한 데이터가 있다면, 도서계의 eharmony(온라인 데이팅 사이트-옮긴이 주) 같은 것이 될 것이다. 자신의 선호도에 대한 간단한 프로필을 작성하면, 볼 만한 책의 목록을 짧게 추려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그렇게 추천 받은 책은 마음에 들 확률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책이 마음에 들면 책을 더 사게 될 가능성이 크고, 그러면 새로운 독자가 열독가가 되고 열독가는 초열독가가 될 것이다.

종합하자면, 시장을 확장시키고 싶다면 매사를 새로운 방식으로 더 잘 해야 한다. e북은 새로운 판매 방식이 아니라, 몇 년 동안 팔고 있었던 바로 그 책을 팔기 위한 새로운 포맷일 뿐이다. 독자가 원하는 책을 제공해줌으로써 독자를 기쁘게 하라.

닉 러필로: 닉 러필로는 1998년에 메타데이터의 초기 형태를 이용해 추천을 해주는 치트월드(CheatWorld.com)를 비롯한 온라인 게임 치트 사이트 개설에 도움을 주었다. 그 후로 2001년~1008년에 걸쳐 금융계의 메타데이터 표준 정립에 종사했다.

2008년에는 북스윔(BookSwim)에 입사해, 북스윔의 내부 추천 엔진 재정의를 위한 내부 데이터를 수집하고 나아가 여러 가지 데이터 소스를 모으는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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