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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는 왜 양자 컴퓨터에 열광할까?

한빛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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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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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윌리엄 헐리, 플로이드 스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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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을 허공에 튕겨서 올리는 것을 상상해 보자.  뒤집히며 돌고 있는 동전은 앞면일까? 뒷면일까? 

 

 

동전이 여전히 허공에서 돌고 있는 동안엔 답을 말할 수 없다. 동전이 완전히 땅에 떨어져 멈춘 후에야 확실한 결과를 알 수 있다.

 

동전이 허공에서 돌고 있는 동안 보여주는 불확정성은 우리가 양자 컴퓨팅에서 다루고 있는 것과 가장 유사하다. 양자 컴퓨팅에선 먼저 기본 연산 단위인 큐비트 qubit 를 불확정 상태로 만든다. 그런 다음 큐비트들을 프로그래밍하고, 프로그램을 실행한 뒤, 마치 동전이 땅에 떨어졌을 때처럼 큐비트로부터 결과를 얻는다.

 

양자 컴퓨팅은 고정된 0과 1로 이루어진 비트와 바이트를 사용하는 오늘날의 기기와는 많이 다르다. 그러나 양자 컴퓨팅이 큰 규모의 불확정성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방식은, 마치 우리가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고려하며 결정을 내리는 것과 닮아 있다.


양자 컴퓨팅은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전통적인 컴퓨팅을 보완하는 것이 목표이며, 이를 대체하려는 것은 아니다. 불확정성을 다루는 작업으로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크고 복잡한 문제들을 새롭고 강력한 방법으로 해결하고자 한다. 가령 양자 컴퓨팅을 활용하면 초정밀 기후 모델링을 통해 태풍의 경로를 더 정확하게 예측하고, 지구온난화를 막을 최적의 탄소 감축 전략을 계산할 수 있을 것이다. 혹은 고속 연산을 통해 금융 시장의 변동성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최적의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을 도와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도 있을 것이다. 로켓을 발사하기에 좋은 날이 언제인지 보다 정확하게 알려주는 일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오늘날의 컴퓨팅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양자 컴퓨팅은 보다 효과적이고 혁신적인 방식으로 풀어낼 수 있을 것이다.
 

양자 컴퓨팅은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다. 많은 최신 양자 컴퓨터는 한 번에 몇 분의 1초 동안만 작동할 수 있지만, 꾸준히 발전되고 있는 단계다. 초기 단계인 지금 이 순간에도 양자 컴퓨팅은 전통적인 컴퓨팅의 능력을 사용하는 방식에 영감을 주고 있다. 

 

양자 컴퓨팅은 왜 이렇게 기묘할까?

 

양자 컴퓨터는 신비한 아우라가 풍기는 기묘한 느낌을 자아낸다.  왜 그럴까?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사람들이 느끼는 양자 역학의 인상을 잘 담아냈다.  (사진 출처: MARVEL


여기에는 두 가지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양자 역학이 설명하는 물질의 본질에 대한 사람들의 근본적인 오해다. 두 번째는 양자 컴퓨팅이 성숙해졌을때 인류에게 제공될 것으로 기대되는 상상을 초월하는 강력한 힘이다. 양자 역학은 어떻게 사람들의 세계관을 변화시킬까? 바위가 떨어지고 로켓이 하늘로 올라가는 이 세계는 고체 물질과 물질의 운동을 다양하게 변화시킬 수 있는 에너지에 지배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물질은 단순히 응축된 에너지로도 생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원자핵 내부의 양성자 proton 중성자 neutron 의 질량 대부분은 이런 입자들을 제자리에 유지하는 엄청나게 강력한 에너지 장의 또 다른 형태일 뿐이다. 양자 컴퓨팅에서 가장 중요한 입자 중의 하나인 광자 photon 는 질량이 전혀 없고 순수한 에너지로 이루어져 있다. 

 

만물을 구성하는 기본 입자 ‘원자’ (사진 출처: 한국원자력연구원)

 

또 다른 예로 E = mc²가 있다아인슈타인은 이 방정식을 통해 물질과 에너지는 동등하다고 주장했다이를 해석하면물질이 내포한 에너지는 질량에 빛의 속도의 제곱을 곱한 값과 같다빛의 속도는 초속 약 30만 킬로미터이는 매우 큰 숫자다빛의 속도를 제곱하면 그 값은 더욱더 커진다이 거대한 숫자를 아인슈타인의 유명한 방정식 E = mc²에 대입하면소량의 물질만으로도 핵 발전소나 핵무기에서 보듯이 엄청난 에너지를 얻을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반 청중 앞에서 특수 상대성 이론을 유도하는 아인슈타인 (Public domain image)

 

이처럼 사람들이 양자 컴퓨터에 열광하는 이유는 양자 컴퓨팅의 엄청난 능력 때문이다현재 개발된 초기 단계의 양자 컴퓨터는 가장 뛰어난 성능을 가진 모델이라 해도 기존 슈퍼컴퓨터와 비교하면 그리 강력하지 않다그러나 미래의 양자 컴퓨터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를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10~20년 내 양자 컴퓨터는 특정 분야의 문제를 해결하는 속도가 오늘날의 컴퓨터보다 수백수천심지어 수백만 배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인류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과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이러한 컴퓨팅 성능을 갖게 되었을 때어떤 일이 일어날 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아니상상도 못 할 것이다이러한 미래는 분명 매우 흥미진진하다. 물론 아인슈타인이 양자 역학을 묘사한 것처럼, 으스스(spooky)’ 하기도 하다.

 

양자 컴퓨팅 분야는 어디로 가고 있나?

 

양자 컴퓨팅은 연구 개발 도구와 사업 기회뿐 아니라 국가 안보와 군사 문제에도 중요하다. 최초의 디지털 컴퓨터가 2차 세계 대전 때 암호 해독을 위해 개발된 걸 생각하면 이는 새로운 걱정은 아니다. 양자 컴퓨팅의 미래는 중요하면서도 양자 역학 자체처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1943년 사용된 독일의 에니그마 암호화 장치 (출처: Bundesarchiv, Bild 183-2007-0705-502 / Walther / CC-BY-SA 3.0 DE)


현재 가장 진보된 양자 컴퓨터도 수십 또는 수백 큐비트에 불과하며, 만들고 운영하는 데 큰 비용이 든다. 또 오류 정정 기능이 부족해 결과가 부정확할 수 있다. 이런 컴퓨터는 연구 개발에 매우 유용하며, 전통적인 컴퓨터의 도움을 받아 실제 문제를 푸는 데도 쓰인다.


미래의 양자 컴퓨터는 수천 또는 수백만 큐비트로 구성되고, 제작과 운영 비용이 훨씬 저렴하며, 오류 정정 기능이 내장될 가능성이 높다. 기술이 더 빠르고, 더 저렴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면서 양자 컴퓨터는 점점 더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양자 컴퓨터의 발전으로 미래 세대의 양자 컴퓨터를 설계하는 데도 양자 컴퓨터가 쓰일 것이다. AI와 머신러닝도 이 진화의 일부가 될 것이다. 이런 기술이 현실화되면 발전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현재 양자 컴퓨팅에서 가장 우려되는 점은 경쟁 국가나 악의적인 조직 또는 개인이 새로운 양자 컴퓨팅이나 양자 통신 능력을 급격하게 발전시키는 것이다.

 

양자 컴퓨팅의 상용화는 언제일까?

 

양자 컴퓨터는 오랫동안 미스터리로 여겨졌고, 그 실용성에 대한 다양한 추측이 제기되어 왔다. 실제로 2024년 말,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은 양자 컴퓨터가 상용화되는 데 약 2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고 메타 CEO 마크 저커버그 역시 최소 10년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2025년을 ‘양자 기술 준비의 해’로 선언하며 기업들이 양자 컴퓨팅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더해 유엔은 양자 역학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고 양자 기술과 그 응용에 대한 대중적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2025년을 ‘세계  양자 과학기술의 해’로 지정했다.

 

이처럼  양자 컴퓨터 분야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늘어나면서 과장된 뉴스 헤드라인도 많아 졌고, 이에 양자 컴퓨팅이 현실보다는 공상 과학에 가깝다는 인식이 퍼졌다. 하지만 양자 컴퓨팅의 상용화가 10~15년 후에나 가능하다는 생각은 잘못됐다.


실제로 양자 컴퓨터는 이미 상업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현재 클라우드를 통해 접근할 수 있으며 연구자, 정부 기관, 기업들이 사용 중이다. IBM, 구글, 마이크로 소프트 같은 대기업들이 양자 컴퓨터 개발과 대중화에 큰 진전을 이뤘고, D-웨 이브, 아이온큐, 리게티 컴퓨팅 같은 스타트업들도 양자 컴퓨팅에 적극적이다.


AWS 브라켓,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스트레인지웍스 등의 업체들은 클라우드를 통해 양자 컴퓨터, 코드 샘플, 교육 자료에 대한 접근을 제공한다. 주목할 점은 이 분야의 대다수 기업이 스타트업이라는 것이다. 비록 큰 수익을 내고 있지는 않지만, 양자 컴퓨팅의 상용화가 시작됐다고 볼만한 수준이다. 이 분야의 오랜 전문가들이 양자 컴퓨팅이 상용화되기 이전 시절을 그리워한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다만 양자 컴퓨팅이 아직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사람들의 업무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거나 투자자들에게 큰 수익을 안겨주는 실제 응용 사례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또한 이 기술의 아직 답하지 못한 질문도 많이 있다. 기존 하드웨어에서 실행되는 양자 컴퓨팅은 몇 가지 성공을 거두기 시작했지만, 같은 종류의 최적화 문제에 사용되는 양자 어닐링은 계속해서 증명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게이트 기반 양자 컴퓨터는 이제 막 주목을 받고 있지만, 성공 가능성을 높이려면 더 많은 큐비트와 성공적인 오류 정정 기술 등 기술적 발전이 필요하다.


권위 있는 기관들의 활동과 지속적인 연구를 보면 양자 컴퓨팅이 예상보다 훨씬 빨리 현실 세계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사용 가능한 양자 컴퓨터는 상업적 성공을 위한 토대를 마련한다고 믿는다.

 

양자 기술이 개인용 제품에 적용될 수 있을까?

 

양자 역학의 기본 원리는 1900년부터 1930년 사이에 정립되었지만텔레비전(1927), 원자 폭탄(1945), 레이저(1960등 양자 기술을 활용한 혁신적인 제품들은 비교적 빠르게 실용화되었다.

 

양자 컴퓨팅과 관련된 중요한 질문은 오랜 세월 동안 논의되어 왔지만양자 컴퓨터에 대한 최초의 개념은 1980년대 초 리처드 파인먼에 의해 제안되었다하지만 현재의 양자 컴퓨터는 크고 비싸며절대영도에 가까운 초저온 환경에서 작동해야 한다이런 시스템은 기존 메인프레임 컴퓨터보다 구축설치관리가 훨씬 어렵고개인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은 아니다.

 

리처드 파인먼 (Public Domain)

 

현재 대부분의 양자 컴퓨터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되며사용자는 시분할 방식으로 이용료를 지불한다이러한 방식은 앞으로도 몇 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그렇다면 양자 컴퓨팅 기술특히 큐비트가 개인용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적용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한 활용 사례로는단일 큐비트를 이용해 외부 간섭 없이 양자 무작위성을 이용해 진정한 임의의 수를 만드는 진성 난수 생성기가 있다더 나아가 한두 개의 큐비트를 활용해 양자 보안 통신 시스템의 일부로 사용될 수도 있다.

 

현재로서는 개인용 제품에서 양자 컴퓨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지만, 기술이 어떻게 발전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어쩌면 몇 년 후대학 서점에서 학생들이 양자 컴퓨터를 구매하는 시대가 오고그때가 되면 누군가는 이 문장을 인용하며 웃을지도 모른다.

 

양자 컴퓨팅과 AI, 머신러닝이 겹치는 부분은 어디일까?

 

머신러닝은 데이터를 단계별로 처리하는 세밀한 알고리즘 제어 구조를 사용한다. 이런 상위 수준의 알고리즘 제어 구조로 데이터를 전달하면서 신경망을 학습시켜 매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양자 컴퓨팅은 특정 제어 구조 단계들을 크게 가속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로선 그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머신러닝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분야인 AI에 대한 해답은 아직 완벽하지 않다. AI 의 궁극적 목표는 인공 일반 지능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AGI)으로, 여러 작업에서 인간을 대신할 수 있는 기계다. 사람들은 전통적인 컴퓨터로 이 목표를 추구했지만, 이는 어떤 면에서 적절하지 않은 방식이다. 전통적인 컴퓨터는 인간의 마음과는 다른 세 가지 특징이 있다.

 

  1. 결정론적: 전통적인 컴퓨터는 항상 같은 입력에서 같은 결과를 낸다. 인간의 마음은 그렇지 않다.
  2. 비감정적: 전통적인 컴퓨터는 직관, 느낌, 아름다움에 대한 매력 등 인간의 추론에 필수적인 능력이 부족하다.
  3. 제한적: 많은 요소가 상호 작용을 하는 복잡한 상황에서 정답을 고르라고 하면 전통적인 컴퓨터는 각 상호 작용의 답을 정확히 계산하다 고려할 요소가 증가하면 멈춘다. 인간은 수많은 변수를 빠르게 통합해 결론에 이를 수 있다.

 

양자 컴퓨터는 결정론적이지 않고 복잡한 상호 작용을 처리하는 데 제한적이지 않다. 아직 감정을 인식하지는 못하지만, 감정과 비슷한 정보처리 방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위 콘텐츠는 『모두를 위한 양자 컴퓨터』의 내용을 재구성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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