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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시그널

2025년 삼성의 운명이 결정된다

한빛비즈

집필서

판매중

  • 저자 : 서영민
  • 출간 : 2025-02-19
  • 페이지 : 320 쪽
  • ISBN : 9791157847914
  • 물류코드 :3484
  • 초급 초중급 중급 중고급 고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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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삼성, 잃어버린 10년> 
KBS 서영민 기자의 삼성 심층 보고서

 

“삼성 위기론의 실체가 명쾌하게 보인다!”
박종훈_《트럼프 2.0 시대》 저자

 

2025년, 삼성의 위기는 현실이 될 것인가?
재도약의 시그널을 보여줄 것인가!

 

“기술의 근원적 경쟁력을 복원하겠습니다.”
2024년 10월, 삼성의 두 번째 사과문이 나왔다. 2022년 3월, GOS 사태로 첫 번째 사과가 나온 지 2년 7개월 만이다. 전례 없이 솔직하고 처절한 삼성의 사과에 삼성전자는 위기론에 휩싸였다. 근원적인 기술 경쟁력을 복원하겠다는 말 안에 삼성전자의 전방위적 위기가 담겨 있다. 삼성은 애플, 퀄컴이라는 큰 고객을 잃은 바 있다. 시스템LSI와 파운드리의 위기다. 스마트폰 갤럭시는 프리미엄 시장을 놓쳤다. 파운드리의 최대 경쟁자인 TSMC가 만든 칩을 갤럭시 프리미엄 모델에 탑재하고 있다. 30년 동안 왕좌를 지키던 메모리 기술력 역시 의심받고 있다. AI 시대를 맞아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 특수 메모리 HBM을 안정적으로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 경제가 삼성전자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한, 삼성의 위기에서 대한민국은 자유롭지 못하다. 2024년 3월 12일, KBS 시사기획 창에서 다큐멘터리가 방송되었다. 제목은 ‘삼성, 잃어버린 10년’, 부제는 ‘코리안 칩 히스토리’이다. 이 다큐를 만든 서영민 기자는 다큐에 미처 담지 못한 이야기와 두 번째 사과가 나오기까지의 삼성을 추가 취재하여 이 책을 썼다. 삼성전자의 리스크를 고스란히 받아들이고 감당해야 하는 대한민국 시점에서 삼성의 위기를 주체적이면서도 객관적으로, 친절하고도 자세하게 분석해 나간다. AI 시대를 향해 빠르게 돌파하고 있는 미래 반도체 산업의 패러다임과 삼성전자에 남아 있는 가능성을 알아본다. 삼성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전망하고 판단하기 위한 기준과 관점을 가지고 싶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서영민 저자

서영민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2007년 KBS에 입사했다. 경제부, 탐사보도부, 시사기획 창 등에서 한국의 재정, 금융, 산업 정책을 취재했다. 
경제적 렌즈로 세상을 조망하는 기사를 쓰고, 다큐멘터리를 만든다. 삼성의 위기를 비롯하여 노인빈곤, 지역소멸, 코로나 등에 대한 기사로 ‘한국조사연구학회 한국조사보도상’, ‘한국방송기자 클럽 올해의 방송기자상’, ‘한국 데이터저널리즘 어워드 올해의 데이터 기반 탐사보도상’, ‘이달의 기자상’ 등을 수상했다. 2020년부터 삼성을 심층 분석하는 기사를 썼다. 2024년 3월, KBS 시사기획 창에서 방송된 다큐멘터리 <삼성, 잃어버린 10년>을 만들었다. 이 방송과 관련 기사 등은 500만 번 이상 클릭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후 10월에 예기치 못한 삼성의 두 번째 사과문이 발표됐고, 방송에 미처 담지 못한 이야기와 그 후의 삼성을 추가 취재하여 이 책을 썼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부터 용인시 기흥구까지 삼성의 현재와 미래를 말해줄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했다. 《칩 워》의 저자 크리스 밀러와 실리콘밸리 칩 설계의 전설 짐 켈러 등, 세계적 인사와 석학들의 반도체 산업 진단과 비전을 생생하게 담았다. 삼 성의 위기를 입체적으로 분석해, 삼성의 미래를 판단하기 위한 기준과 관점을 종합적으로 제시하려 했다.
읽고, 만나고, 쓴다. 그리하여 세상의 풍경을 넓은 시야에서 바라보는 인간이 되려 한다. 네이버에서 ‘서영민 기자’를 구독하면 그 결과물을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다. 《거대한 충격 이후의 세계》(위즈덤하우스, 2023)를 썼다.

들어가며 코리안 칩 히스토리

 

 

1부 두 번의 사과, 위기의 전말

 

1장 2022년 3월 첫 번째 사과
GOS 사태 | 삼성전자 기술력의 본원적 한계 | 설계, 파운드리 그리고 스마트폰 부문의 한계

 

2장 2024년 10월 두 번째 사과
연이어 고개 숙인 삼성의 두 수장 | HBM이라는 악몽

 

3장 HBM, 이윤율 떨어질 일
못해서 안 한 게 아닙니다 | 수익성을 생각했어요 | 미래를 상상하는 능력

 

짐 켈러 인터뷰_혁신가의 반도체 비전

 

4장 제발 D램은 괜찮다 말해줘 
“일본 나믹스에서 소재를 들여와야 할 걸” | 그게 아니면 설마 D램 의 문제? | 본원적 경쟁력을 잃었다는 사과의 의미

 

D램 공정의 진화_갈수록 만들기 어려워지다

 

5장 삼성, 잃어버린 10년 
잃어버린 성장 동력 | 놓쳐버린 기술 경쟁력

 

 

2부 전에는 있었으나 지금은 없는 것

 

6장 일본을 집어삼킨 비결 
삼성을 망하게 할 사업 | 혁신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다 | 일본은 왜 실패했을까 | 잔인한 무어의 법칙 | 학습곡선의 의미 | 반도체 치킨 게임 | 삼성의 승리

 

7장 삼성, 번영의 휠을 돌리다 
LCD | 플래시 메모리 | 이미 준비된 사업, 스마트폰 | “미래를 상상하고, 확신하고, 밀어붙인 삼성” | 플라이휠

 

이건희 경영학_끝없는 위기를 만들라

 

8장 IT 혁신 그 위에 올라타다
당돌한 질문 | “역사적 기회, 운명적 산업” | 30년 동안 끄떡없는 아이템

 

모리스 창(1931~ )_칩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9장 마지막 퍼즐, 지정학적 행운
일본의 가격 후려치기 | 냉전의 그림자 | 미·일 반도체 협정 | 플라 자 합의 | 1988년, 삼성의 해 | 그림이 완성되다

 

10장 한계에 부딪히다, D램의 위기 
더 작게 더 싸게 | 무어의 법칙은 끝났다? | 6번 접는 삼성, 7번 접는 경쟁자 | 패키징: 더 작게 만드는 대신 | 파괴적 혁신의 승자 | 필승의 법칙은 어디에?

 

크리스텐슨의 파괴적 혁신_영원히 위대한 기업은 없다                      

 

11장 파운드리, 놓쳐버린 새로운 혁신
망해가던 그래픽 칩 회사 | 모든 길은 TSMC로 통한다 | ‘깨진 무어의 법칙’을 이어붙인 TSMC | 시대 흐름을 모르지 않았던 삼성 | ‘2014 TSMC 애플 탈취 사건’의 교훈 | 파운드리 업의 본질 | 파운드리 패러다임

 

12장 닫히는 세계 시장, 위협받는 삼성 
중국 이모님의 시대 | 그들은 왜 이렇게 진심일까? | 중국은 정말 반도체 독립을 할까 | 크리스 밀러, “중국이 모든 첨단 공급망을 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 짐 켈러, “중국에는 좋은 엔지니어와 좋은 기술이 많다” | 독자 표준으로 성큼 내딛는 중국 | 중국만 문제? 미국도 압박한다 | 본질은 미국 내부의 위기: 세계화는 끝났다 | 대한민국의 시련, 삼성전자의 위기

 

 

3부 삼성전자 시그널, 미래를 판단하라

 

13장 위대한 기업은 모두 어디로 간 걸까 
안나 카레리나 법칙 | 몰락의 1단계: 기고만장해지다 | 몰락의 2단계: 원칙 없이 더 많은 욕심을 내다 | 몰락의 3단계: 문제를 직시하는가?

 

“미래가 있을까요”_현직자, 전직자, 학계, 금융 전문가들의 증언    

 

14장 애플에는 있고 삼성에는 없는 것 
장기적으로 가격을 올릴 수 있는 기업을 삽니다 | 버핏과 멍거의 일생일대의 투자 | 아이폰의 등장 | 삼성전자 5배 가치의 애플 | 삼성전자 17배 가치의 애플 | 애플의 길을 포기한 삼성 | 무엇이 옳고 더 나은 결정이었을까요?

 

15장 혁신의 지름길 M&A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법 | M&A, 기업의 비전을 실현하다 | M&A 자체가 비전이 된 회사 | M&A에서 길 잃은 삼성전자 | 가고는 싶은데 가지 못하는

 

16장 파트너링, 거스를 수 없는 흐름 
화석 같은 단어 IDM | 메모리는 아직입니다. 왜요? | 메모리 IDM 앞에 놓인 두 개의 답 | 파트너링

 

17장   제가요? 이걸요? 왜요? 혁신의 물음에 답하라  
혁신은 굳지 않은 뇌가 하는 일 | ‘유동적인 뇌’를 가진 젊은이들은 왜? | “제가요? 그걸요? 왜요?” | 무엇을 바꿔야 할까 | 경쟁 밀도 완화와 월급의 공정성

 

위기 속에서 기회를 만들던 삼성,
지금은 왜 주춤하는가?

 

모두가 삼성전자의 위기를 말한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위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삼성은 언제나 위기였다. 다만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능력이 있었다. KBS에서 2024년 3월 방송된 다큐멘터리 <삼성, 잃어버린 10년>은 삼성전자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다루고 있다. 이 다큐를 만든 서영민 기자는 미국 실리콘밸리부터 용인시 기흥구까지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진대제 전 삼성전자 사장부터 베스트셀러 《칩 워》를 쓴 크리스 밀러, 실리콘밸리 반도체 설계의 전설 짐 켈러, 삼성전자의 전현직자와 업계·학계·금융계 인사들을 만났다. 삼성이 반도체 산업의 강자로 발돋움하게 된 과정과 AI 시대를 여는 반도체 산업의 과제를 묻고 들었다. 방송 이후 삼성의 두 번째 사과로 삼성전자가 새로운 국면을 맞은 후 다큐에 담지 못한 이야기들과 추가 취재한 내용을 포함하여 이 책을 썼다. 삼성전자가 위기를 기회로 만들던 힘은 어디서 왔으며 지금은 왜 그 힘이 희미해졌는지를 파헤친다.
1983년 삼성전자가 반도체 산업에 뛰어든 당시의 기술력은 기존 업체들에 6년 정도 뒤처져 있었다. 삼성은 반도체 사업을 키우기 위해 다른 사업에서 거둔 수익을 모두 투자했지만 이익은커녕 엄청난 손실만 입었다. 하지만 삼성은 계속 투자했다. 반도체 사이클을 두려워하지 않고 불황에도 과감히 베팅했다. 거대한 투자를 하고 그에 따른 위기의식과 긴장감에 필사적인 노력을 했다. 밤낮없이 기술을 개발했고 인재를 영입했다. 혁신적인 기술로 목표를 달성하면 새로운 목표를 설정했다. 다시 크게 투자를 하고 위기의식을 가지고 고삐를 죄었다. 삼성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만든 힘은 다름 아닌 ‘위기감’이었다.

 

 

두 번의 사과에 비친 삼성 위기의 전말과
과거의 삼성 vs. 지금의 삼성

 

이 책의 1부는 두 개의 사건에 주목하며 시작한다. 2022년 3월 GOS 앱 업데이트 사태에 관한 사과와 2024년 10월에 전격적으로 나온 사과다. 이 두 번의 사과는 삼성이 처해 있는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30년간 최고의 자리를 지키던 메모리 제조 기술은 물론, 반도체 설계, 파운드리,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 모두가 위기임을 말하고 있다.
삼성이 과거에 어떻게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는지에 대한 해답은 2부에 실려 있다. 삼성 번영의 역사에서 찾는다. 가장 먼저, 과거의 삼성은 거대한 투자와 혁신적인 기술 개발을 밀어붙인 리더십이 있었다. D램 사이클을 잘 활용했고, 양산 능력을 갖춰 막대한 이익을 남겼다. 현재의 삼성은 D램 제조 미세화의 한계에 부딪혔다. 당장의 수익에 사로잡혀 혁신 기술 개발에 적극적이지 못했다. HBM 등 벽에 부딪힌 메모리 미세화를 우회할 만한 다른 기술을 충분히 연구하지 못했다. 
과거의 삼성은 D램 제조에서의 성공 경험을 활용하여 LCD, 플래시 메모리 등의 다른 사업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뒀고 이는 다시 반도체 사업의 투자 역량으로 이어졌다. 현재의 삼성은 파운드리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았다. 하지만 D램 제조와 파운드리는 패러다임이 완전히 다르다. 만들어 놓고 팔면 되는 기성품과 고객사의 요구를 만족시켜야 하는 맞춤 반도체 제조의 특성이 같을 리 만무하다. 
과거의 삼성은 1980년대 초반 본격적으로 PC가 확산하던 초입에 반도체 메모리 사업에 진입했고, 일본을 견제하는 미국의 지정학적 논리에 따라 삼성은 시장과 기술을 쉽게 확보할 수 있었다. 지금의 삼성은 완전히 다른 지정학적 세계에 놓여 있다. 반도체 기술을 국가 안보로 지정하고 미국은 대한민국을 포함한 전 세계를 압박하고 있다. 중국은 독자적인 반도체 체제를 갖추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딥시크의 등장과 중국의 반도체 독립 등 중국의 추격은 이미 현실이 되었다. 삼성전자의 세계 시장은 점차 좁아지고 있다. 이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 하는 것이 삼성의 현실이다.

 

 


미래를 결정할 시그널은 무엇인가?
삼성과 대한민국에 변화와 혁신을 묻다!

 

이 책은 질문을 던진다. 새로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삼성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기업의 흥망성쇠의 시계를 되돌려 다시 비상하기 위한 조건을 알아본다. 삼성이 이것을 해내면 재도약의 시그널이 될 것이고, 해내지 못한다면 쇠락의 시그널이 될 것이다. 경영과 사업 운용, 인재 관리에 대한 가치관과 관념을 완전히 새로이 해야 하는 일이다. 또한 이는 대한민국에 묻는 질문이기도 하다. 삼성의 성공과 실패가 대한민국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고려한다면 무리는 아닐 터다. 이 책은 결국 삼성을 위한 책이 아니다. 다음 시대의 혁신과 성장을 위해 지금의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묻고 있는 책이다.

 

 

▶ 책 속으로

 

삼성에는 문제가 생겼습니다. SK하이닉스는 만들어서 납품하는 이 HBM을 삼성이 못 만듭니다. 정확히 표현하면 만들긴 만드는데, 삼성 제품의 성능에 엔비디아가 만족하지 않습니다. 엔비디아 퀄(퀄리피케이션: 성능테스트를 의미합니다)을 여러 차례 통과하지 못합니다. 삼성의 수율이 충격적으로 낮다는 표현까지 등장합니다. 2024년 3월 이 상황을 묘사하며 쓴 기사가 있습니다. 제목은 이렇습니다. ‘엔비디아가 이름을 불러주자 활짝 핀 삼성전자’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삼성은 훌륭한 기업이고, 우리가 지금 삼성의 HBM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말하자 삼성 주가가 급등합니다. 그런데 기다리던 ‘퀄 테스트 통과’ 소식이 안 들리니까 주가는 다시 흘러내립니다. 납품하겠거니 생각한 시점인 8월이 되자 다시 주가가 오르다가, 소식이 없으니 떨어집니다. 시장의 기대가 출렁거립니다. pp.52-53

 

맞춤형 HBM은 메모리 공장에서 완성되지 않습니다. 메모리 회사를 떠나 파운드리 회사로 가서 첨단패키징 후공정(AVP)을 거쳐야 합니다. 앞으로 HBM은 점점 더 파운드리 제품처럼 변해갑니다. 아예 두뇌(GPU와 기타 AI 반도체)가 또 변할 겁니다. 새로운 혁신을 위해 환골탈태할 것이고, 이때 두뇌는 새로운 손발(메모리)을 필요로 할 겁니다. 메모리라는 손발이 두뇌와 같은 칩 위에서 작동하고, 두뇌와 상호작용하면서 마치 한 몸처럼 결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여튼 HBM이 메모리의 최종 형태는 아닐 겁니다. 이미 다 만든 제품을 그냥 물리적으로 쌓아놓은 형태라니, 어쩐지 중간 과정의 임시방편처럼 느껴지지 않습니까? p.59

 

2019년 3월, 1z D램 개발을 끝으로 삼성의 ‘세계 최초’ 기록은 5년째 멈춘 상태입니다. 일각에선 제조 문제가 아닌 설계상의 결함 의혹을 제기합니다. 멈추게 된 이유가 근본적인 데 있다는 보도도 나옵니다. 그래서 5세대(1b)뿐 아니라 4세대(1a) D램도 설계를 재검토한다는 보도까지 나옵니다. 특히 위 보도에 인용된 삼성 내부의 반성 목소리는 충격적입니다. “1a D램의 양산을 시작할 때 수율이 충분히 높지 않은 상태에서 EUV 장비를 경쟁사보다 더 쓰는 방식으로 땜질 처방을 했다”는 겁니다. 설계의 문제, 혹은 공정 프로세스의 문제가 있을 수 있는 상황에서 더 좋은 장비에 의존해 문제를 미봉했다는 것이죠. 사실이라면 이제라도 그 덮어놓았던 문제를 다시 풀어 헤쳐서 수율 문제를 정면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p.69

 

사실 기업 경영의 역사를 보면 이런 풍경은 낯설지 않습니다. 한 시절을 풍미한 대기업이 사그라들 때, 그 소멸의 중력을 박차고 다시 부활하는 것은 너무나 어렵습니다. 그리고 이 뒤안길로 사라지는 장면에는 ‘소프트 랜딩’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에너지를 다 쏟아낸 기업은 성장이 서서히 둔화되는 것이 아니라 절벽에서 떨어뜨린 돌처럼 급격히 추락합니다. 기업 역사에 점진적인 하강은 없습니다. 거대 기업의 성장이 왜 정체하는지를 연구한 매튜 S. 올슨, 데릭 C. M. 반 베버, 세스 베리가 1955년에서 2006년 사이 정체를 경험한 포천 100대 기업과 글로벌 100대 기업, 500개를 조사한 뒤에 낸 결론입니다. 물론 기회가 없다고 말하기는 이른 시점입니다. 이 책도 기회가 없음을 역설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책의 목적은 이제 남은 가능성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겁니다. pp.77-78

 

《칩 워》를 쓴 크리스 밀러는 중요한 건 ‘경제학’이라고 말합니다. 무어의 법칙은 인텔 창업자 고든 무어가 1965년 발표한 이론입니다. 무어는 10년 정도 예측했는데, 6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기술이나 물리학이 아니라 경제학에 의해서죠. 컴퓨팅 파워에 대한 수요는 매우 높기 때문에 더 많은 컴퓨팅 파워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사람이 성공한 기업가가 됩니다. 투자자, 개발자, 기업이 더 많은 자원을 투자하게 만드는 이유죠. 엔비디아의 기업 가치는 1조 달러가 넘습니다. AI 기술에 필요한 최첨단 컴퓨팅 파워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죠. 결국 무어의 법칙은 기술의 표피를 한 기업 생존의 법칙입니다. 그리고 매우 잔인한 생존법칙입니다. pp.94-95

 

2016년 10나노대 공정에 처음(1x) 들어선 뒤,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10나노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나마도 최신 6세대 1c공정은 SK하이닉스만 공식적으로 수율과 품질의 측면에서 양산 단계에 들어섰다고 발표한 상황입니다. 그리고 다음 공정도 10나노입니다. 10나노 7세대, 1d 공정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앞으로는 1나노 전진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겁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9나노 이후로는 더 이상 미세화로 성능을 향상시키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기술적으로 가능할지는 몰라도, 경제적으로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너무 많은 돈이 들기 때문이죠. 메모리칩 미세화는 이렇게 한계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pp.137-138

 

삼성이 TSMC를 쫓아가려면 배워야 할 것이 많습니다. 최초의 설계도를 끊임없는 수정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고 맞춤형 접근법도 다양하게 연구해야 하겠죠. 혼자 할 수 없습니다. 우선은 고객과 함께해야 합니다. 지속적인 소통과 피드백이 필요합니다. TSMC 대비 부족한 IP도 충분히 확보해야 합니다. 고객에게 더 나은 선택지를 제공하기 위해서입니다. 협력의 생태계도 구축해야 합니다. 모리스 창이 그은 빨간 선을 보면 아시겠지만, 설계 뒤 제조의 모든 영역을 파운드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일부 패키징 공정이나, 신공정의 경우 돌파구가 파운드리 바깥에서 나오기도 합니다. 이를테면 HBM이 그렇습니다. SK하이닉스가 혼자 한 일이 아닙니다. 일본의 신소재 기업, 한미반도체 등 협력사와 함께 돌파구를 만들어 냈지요. pp.164-165

 

2024년 10월에서야 공식적으로 인정된 D램 제조의 위기가 사실은 5년 전부터 쉬쉬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2024년 하반기에 만난 삼성전자 생산라인의 중간 간부는 ‘D램 제조와 관련한 이상 신호는 2019년부터 나타났다고 증언합니다. GOS 논란, HBM과 D램 위기는 모두 기술적 한계를 인정하지 않고 문제를 축소하려는 대응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는 근본적 문제 해결보다 단기적 수익과 이미지에 치중한 결과입니다. 결국, 위대한 기업은 문제를 직시하고, 내부 경고를 수용하며, 단기적 수익보다 지속 가능한 성장에 집중할 때 그 가치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삼성은 이러한 교훈을 되새겨야 할 시점에 서 있습니다. pp.211-212

 

청년의 절대 인구 자체는 줄고 있습니다만,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수도권이라는 제한된 공간에만 기회가 있기 때문에, 청년들은 극도로 높은 밀도로 뭉쳐서 살아갑니다. 경쟁은 과거보다 더 치열하고, 낙오하면 낭떠러지로 떨어집니다. 대다수 청년의 미래가 불투명합니다.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선택을 ‘젊고 싱싱하고 혁신적인 에너지가 있는 청년’에게 권유하기 위해서는 이 환경을 바꿔야 합니다. 그리하여 자발적 동기부여가 가능해질 때, 폭발적인 에너지가 나올 겁니다. 지금 삼성전자에는, 그리고 우리 사회에는 그런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p.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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