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북두신권 만화, 각종 CF에서 화자된 드립(?) 등 각종 재미있는 수단
으로 암기 과목의 대마왕이자 징그럽고 무서운 해부학
을 재미있고 유쾌하게 설명해주는 교양 만화이다.
나 역시 이 책을 너무 좋아하지만 나보다 이 책을 더 애독하는 독자가 우리집에 한 명 더 있는데 바로 내 아들 녀석이다. 아들이 처음 이 책을 만났을 때 7살의 어린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부모 강요없이 혼자서 2일 동안 내리 3번을 읽었다
.
책을 스스로 3번이나 읽는 것도 신기했지만 아무리 그림책일지라도 글자가 상당히 많은 편인데 이 굵은 책을 완독
한게 신기했다. 그래서 이 책은 내게 그저 재미있고 유용함을 넘어선 너무도 감사한 책이 되었다.
언급한 바와 같이 책의 최고 장점을 꼽자면 아이 교육에 너무나도 좋다
는 점이다. 우리집엔 이 책이 2권이 있다. 먼저 있었던 한 권은 아들 녀석이 꼬맹이 시절 낙서하고 그림 그리고 하느라 원본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훼손(?)되어 있다.
그런데 덕분인지(?) 맨날 졸라맨 모양으로 그리던 사람 그림을 곧잘 그리게 되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랬던 것처럼 의학과 미술은 묘한 공통 접점
이 있는가 보다.
그 뿐만이 아니다. 한자
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아래 그림처럼 책에는 인체에서 비유된 한자 설명도 등장하곤 하는데 이 그림을 본 이후 아이가 냉장고에 붙어있는 한자 모음 그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무언가 비슷한 형상을 따라했다는 상형문자에 흥미를 느낀 것 같았다.
아들은 우주도 상당히 좋아한다.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보면서 왜 인류들은 이렇게 바보같이 지구가 중심에 있다고 생각했냐고 의아해하곤 했는데 의학계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있음을 알고는 시기를 비교하며 읽었다고 한다.
중세시대까지 갈레노스의 굴레에 갇혀 수 천년간 인류의 해부학이 정체되어 있었는데 베살리우스가 이를 혁파하며 저서 파프리카의 속표지로 아래 그림이 전해진다고 한다.
천문학과 비슷한 일이 왜 비슷한 시대에 일어났는지 신기해하며 역사의 가치
를 알아가는 모습이 대견했다. 그보다 진리
라는 것에 한발 자국 다가서는 안목이나 방법을 스스로 깨쳐가는 것 같아 괜시리 내가 뿌듯해졌다.
아들이 다방면의 지적 세계에 관심을 갖고 문을 열어 발을 내딛었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책의 가치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아이를 둔 학부모께 반드시 권하고 싶은 책이다.
성인 독자를 위해 이제 나의 시점으로 책의 장점을 설명해 보려 한다.
책을 읽으며 느낀 것은 지금까지 내가 인지했던 우리 몸 구조가 실제와 너무도 달랐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우리 몸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계기는 의학 계통의 전공자가 아닌 이상 건강과 질병
때문일 것이다.
나 역시 직업병 때문인지 척추 밸런스가 불균형하고 마우스를 주로 사용하는 오른쪽 등 근육 혹은 허리 통증에 고생할 때가 많은데 그 때마다 몸의 구조도 찾아보고 병원 다녀온 후기도 읽어보고 유튜브에서 좋은 요가 동작이나 체조를 따라하곤 한다.
그런데 가끔 왜 저런 동작이나 처방이 몸에 유익한 것인지 직관적으로 와 닿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다. 다행히 이 책을 만나 절반이 넘는 궁금증을 풀 수 있었다. 우리 몸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정교하다.
지금은 좀 늙어서(?) 근육 만들기에 크게 관심이 없지만 결혼 하기 전 허벅지 근육을 멋지게 만들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운동을 열심히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아무리 열심히 운동을 해도 생각했던 것 처럼 근육이 생기지 않아 의문을 품고 있었는데 이제 알 것도 같다.
내가 당시 생각했던 근육의 모양, 위치, 생김새는 엉망 그 자체였다. 이제 와서 이 책을 읽고 당시의 운동법이 멋진 근육에 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을지 수긍이 간다. 아마도 근육 만들기에 관심이 있는 헬창(?)
분들이 계시다면 이 책 한 권 정도는 먼저 읽고 운동을 하시길 권유하고 싶다.
가끔 AI를 연구하며 자연을 통해 신이 주신 인사이트를 얻는 것을 좋아한다. AI에게 데이터 학습 시키는 방법이나 어떤 데이터에서 패턴을 얻는 규칙을 얻는데 가끔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인사이트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이 그런 신선한 인사이트를 얻는데 도움이 되곤 한다.
아래 그림은 딱따구리
머리의 완충 기능을 모방하여 인간의 불완전한 머리뼈의 기능을 보완하는 헬멧을 설명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마치 나무 뿌리와 유사한 인간 신경계의 구조도 등장한다. 별 것 아닌 그림인 것 같지만 눈에 보이지 않은 닮음 이라는 것을 생각하면서 하는 일에 큰 도움이 되는 번쩍이는 아이디어
가 떠오르기도 했다.
그 외에도 이 책에는 갖가지 유익한 정보와 재미거리들로 가득 차 있다. 아이는 물론 내게도 적지 않은 선물을 주었고, 어렵고 징그러운 인체 내부라는 선입견을 걷어내고 우리 몸에 친숙해졌기에 난 이 책을 정말 훌륭한 책이라 극찬하고 싶다.
누구나 나이 들면서 늙고 병드는 것이 순리이기에 이 책 한 권은 읽어보길 권유드리며, 특히 아이가 있는 부모님께는 강력히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