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포함한 원문 보기 :
http://blog.naver.com/gmlight/221147883774
SBS의 장수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 지금은 예전만 못한 인기라지만 아직도 초등학생들에게 사랑받는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초등학생이 된 달별이 역시 개성 넘치는 각각의 캐릭터와 미션 성공에 환호하며 예능뿐 아니라 3D로 제작된 애니메이션까지 챙겨보곤 한다.
주인공인 민과 리아가 소프트웨어 왕국의 꼬마 기사 베프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모험 이야기 <소프트웨어 왕국과 꼬마 베프> 시리즈. 아이들의 소프트웨어 & 코딩 교육의 첫 시작을 위해 기획된 한빛미디어의 모험동화 & 워크북이다.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워크북에 스토리텔링을 접목한 동화책이며, 문제해결능력과 컴퓨팅 사고력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요즘 컴퓨터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한 달별이를 위해 선택한 "햄버거 성의 셰프봇을 작동시켜라"는 <소프트웨어 왕국과 꼬마 베프>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다. 소프트웨어 왕국으로 빨려 들어간 민과 리아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소프트웨어 왕국의 8개 도시를 돌며 각각의 미션을 수행하게 되는데, 그중 첫 번째 도시인 햄버거 성에서 벌어지는 미션을 담고 있다.
TV 프로그램 '런닝맨'처럼 이 책 역시 캐릭터와 상황 설정이 명확해서인지 달별이는 읽기 시작하자마자 빠져들었다. 따듯하면서도 개성 있는 일러스트, 중간중간 그림으로 표현된 캐릭터들의 멘트에 종종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워크북이 시작되자 조금 어려워하기도 했지만 단계를 풀어갈 때마다 성취감이 컸는지 싱글벙글이다.
햄버거 성의 문제가 무엇인지, 셰프봇이 햄버거를 만들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등... 때론 어려워하고, 코웃음 치며 "이거 쉽네~" 뿌듯해하기도 하는 녀석. 이 책은 이렇게 미션을 풀어가는 과정을 통해 데이터와 데이터 분류, 문제 분해, 알고리즘 등의 개념을 배우게 한다.
재미있는 이야기로 부담 없이 접근하긴 했지만, 그럼에도! 아직은 컴퓨터 관련 단어들을 생소해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하지만 한 번 풀고 나면 다시는 찾지 않는 워크북과는 다르게 이 책의 그림과 이야기를 너무 마음에 들어해서 두고두고 읽으며 조금씩 개념을 정리해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 우리 아이도 코딩을 가르쳐야 할까?
전세계적으로 코딩 열풍이다. 우리나라도 코딩교육이란 단어가 심심치 않게 언론에 등장한다. 복미권에서 신입 프로그래머 연봉이 오천만원이네 아니 육천만원이네 이야기가 나오고, 내년부턴 학교 수업에서도 코딩이 정규 교과로 편입되었다고 한다. 하도 온사방에서 떠들썩하니, 나도 아이에게 코딩교육을 시켜야 하나 고민이 되어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 저자가 두 아이의 엄마이자 컴퓨터 교육학 전공자이다.
이 책의 저자 유경선 씨는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다. 그리고 컴퓨터 교육학을 전공한 석사이며 오랜 시간 코딩교육을 해왔던 선생님이다. 저자의 말에서 ‘아이들에게, 소프트웨어 코딩교육이 또 다른 짐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라고 기재한만큼 이 책을 집필하기에 아주 적절한 배경과 지향점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 아이들이 좋아하는 친숙한 설정이다.
햄버거성과 셰프봇이라는 설정이 좋다. 남아/여아 모두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는 캐릭터와 배경이다. 햄버거를 만들기 위해 재료와 데이터를 선택하고 명령어를 입력하는 과정도 깔끔하다. MIT에서 만든 스크래치라는 코딩교육용 언어를 더 낮은 연령대를 대상으로 변형한 것 같은 느낌으로 낮은 연령대의 아이들도 이해하는데 무리가 없다.
# 코딩을 잘 모르는 엄마 & 아빠도 읽을만 하다.
이 책에는 어려운 영어나 프로그래밍 문법은 나오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가볍게 이야기가 진행되며, 페이지마다 “부모님이 보세요” 등의 섹션을 통해 코딩을 잘 모르는 부모님도 읽고 아이들에게 알려주기 편하도록 되어 있다. 그래서 코딩을 잘 모르는 엄마 & 아빠도 이 책을 통해 프로그래밍의 기본 개념을 접하고 아이들에게 가르쳐줄 수 있다.
# 4~5세 아이도 볼만하다.
곧 5세가 되는 4세 여아와 함께 책을 읽었다. 이야기 부분은 매우 흥미있어했는데, 책 뒷편의 워크북은 많이 어려워했다. 워크북은 적어도 6세 이후에 제대로 풀 수 있을 것 같다.
# 이 책은 코딩 동화이다.
이 책은 코딩 학습도서라기보다는 코딩 동화에 더 가깝다. 직접적인 컴퓨터 프로그래밍은 나오지 않는다. 아이가 소프트웨어와 코딩에 친숙해질 수 있도록 기본 개념을 소개하는 선에서 그친다. 아이들이 흔히 많이 읽는 수학동화책과 비슷하다. 수학동화가 동화 속에 자연스럽게 수와 사칙연산의 개념을 녹인 것이라면, 이 책은 모험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소프트웨어와 프로그래밍에 대해 알아가게 해준다. 앞으로 시리즈 도서로 2권 3권이 계속해서 출간 예정이므로, 이 속도와 깊이로 차근차근 진행되면 아이가 논리적인 사고력의 기초를 다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