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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모바일

개발자를 두번 살리는 길: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활용하자.

한빛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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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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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BIT

12,505

저자: 허광남(인피언 컨설팅/okjsp 운영자)

컴퓨터가 발전함에 따라 프로그램을 프로그램이 짜주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미 많은 선배 개발자들이 단순하고 반복적인 소스를 자동으로 생성해 주는 프로그램들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참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프로그래머 본질상 아주 당연한 것이고, 늦게 태어났기 때문에 그 혜택을 입는다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이런 시대에 프로그램을 짠다는 것은 참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문명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개발자들이 많다는 점이다. 프로그래머로 입문한지 얼마 안 되서 모르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 것 같고, 이미 해 오던 개발 습관을 벗어버리지 못하고 새로운 문명을 거부하는 개발자들도 상당히 있다. 이러한 현상은 시간이 지나면 없어질 것이 분명하지만 그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만은 간절하다.

나는 자바 개발자에게 오픈소스로 공개된 자바 IDE인 이클립스(www.eclipse.org)를 "넝쿨째 굴러온 호박"으로 여긴다. 물론 아주 좋아하고 즐겨 사용하는 것은 당연하다. 예전에, 현존하는 텍스트 편집기 중의 최강인 울트라에디트를 잘 쓰는 JCO의 박용우씨와 밤새 술을 마시면서 얘기할 기회가 있었다. 당시 그는 이클립스를 사용하지 않고 있었고, 동석했던 자바카페의 김주헌씨의 이클립스 예찬론을 달가워하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박용우씨의 기억나는 얘기가 있었다. "개발툴 의존도가 심할수록 사용하는 언어의 맛도 모르고, 그냥 프로그램 찍어내는 맨먼스의 하나밖에 되지 않겠느냐. MS 개발자들의 대부분이 그렇지 않느냐. 편집기에서 코딩하고, 컴파일하고, 에러를 보고, 수정하고, 다시 컴파일 해보고, 디버깅하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만들어가는 개발의 낭만이라는 것이 있다." 라고 얘기를 했고, 당시 나는 그 얘기에 상당히 동감했었다.

하지만 기업이 요구하는 개발자의 덕목에는 "낭만"은 빠져있고, 그 자리를 프로그램 본수(本數)라고 얘기하는 "개발생산성"이 들어가 있다. 학생시절 배우면서 익히는 시기에는 낭만이라는 것이 중심이 되겠지만, 한시라도 빨리 프로그램이 만들어져서 서비스를 해야만 기업은 이를 통해서 이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개발 생산성이 중요해진다. 이러한 개발 생산성은 적당한 도구를 올바로 사용할 때 더욱 극대화된다.

몇 달 전 이번에는 회사업무 관계로 박용우씨와 가까이서 일할 기회가 있었다. 이때 그는 이클립스와 스트럿츠라는 웹 애플리케이션 프레임워크를 사용해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PM 이었고, 이클립스를 사용해보고 아주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그 역시 개발도구에 의해서 절약되는 개발시간과 개발생산성 향상에 대해서 칭찬하고 있었고, 이것이 자바 개발자들에게 가져올 해악(낭만이 사라짐)보다는 유익함이 더 많다는 것에 완전히 동의하고 있었다.

그리고 2002년 8월경에 업무시스템 구축에 관한 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그 당시에도 개발도구의 기능에 감탄해 마지 않았었던 기억이 있다. 자바뿐만 아니라 VC++과 같이 다른 언어로도 구현되는 Rational Rose라는 모델링 도구에서 모듈별 다이어그램만 그리면 자동으로 자바소스 파일이 만들어지는 것을 보고 일순간 내가 개발 과정 가운데 중요하게 생각했던 코딩의 가치가 한없이 초라해 느껴져 한동안 번민아닌 번민을 하기도 했었다.

프로그램 짜는 일로 업을 삼을 것이라면 생산성은 상당히 중요한 기준이 된다. 도구를 잘 알 수록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반면 도구를 잘 모르고, 잘못된 곳에 사용하면 크게 곤란을 겪을 수도 있지만, 이런 경우는 흔하지 않다. 도구에 대한 사용자의 태도로 가장 일반적인 경우는 자주 쓰는 기능만 사용하고 나머지 기능은 신경을 꺼두는 것이다.

회사에서 일반 사무원들도 자주 쓰는 엑셀 프로그램에는 아주 다양한 기능들이 있기 때문에 잘만 다루면 웬만한 경영정보시스템과 맞먹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엑셀을 사용해서 데이터를 다루는 일을 즐겨 한다. 막강한 통계기능을 지원하는 피벗테이블 메뉴나 부분합과 같은 메뉴는 내가 사용하는 대표적인 기능이다. 그러나 엑셀을 워드프로세서 정도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사람들 옆에서 보고 있자면 속이 답답해서 장기판 훈수 두듯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팁을 알려주는 경우가 많았다.

자바 개발자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사용하는 프로그램 도구의 기능 중에서 사용하는 것은 인수인계 받을 때 배운 정도이고, 편하고 쉽게 작업할 수 있는 기능들은 모른 채 에디터나 다름없이 IDE를 사용하는 개발자들이 많을 것이다. 굉장히 아쉽고, 안타까운 일이다. 개발자들에게 말해주고 싶은 것은 F1키를 많이 눌러서 도움말을 많이 찾아보라는 것이다. 그리고, 가능하면 사용하는 도구에 대한 매뉴얼을 빠짐없이 읽어보고, 옆의 사용자와 팁도 많이 공유하고, 인터넷의 사용자 홈페이지에서 많이 배우고, 나누기를 권한다.

이클립스를 메모장 정도로만 사용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건 이클립스를 두 번 죽이는 일이다. 도구마다 고유한 맛이 있다. 이 맛을 알면 도구 사용하는 것 자체가 즐거울 수 있다. 숨겨진 도구의 기능들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과 이 기능을 성공적으로 사용한다면 이것은 개발자의 인생을 두 번 살리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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