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scratch
출발선에서부터, 맨 처음부터, 갖춰진 것 없이, 무無에서, 직접.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시리즈 원제에 있는 표현, from scratch. 그 표현의 사전적 의미다. ‘made from scratch’라고 하면 ‘직접, 손수, 처음부터 만든’ 것을 의미한다. 요리에 비유하면 가공된 재료가 아닌 원재료로 본연의 맛을 낸다고 할 수 있다. 3분 짜장 소스와 중면으로 짜장면을 만드는 게 아니라 중력분으로 반죽하여 면을 뽑고 여러 채소와 춘장을 볶아 만든 소스로 짜장면을 만드는 것이다.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비트코인>에서 방점은 바로 ‘from scratch’에 있다. 비트코인 블록체인의 원리를 이해하고 구현하는 데 이 책과 파이썬 코드만 있으면 된다. 독자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비트코인 핵심 요소를 하나하나 쌓아 올린다. 유한체, 타원곡선, 암호학, 네트워킹, 트랜잭션, 서명/검증 등 하나의 주제만으로도 머리가 어질어질한 내용을 간단한 파이썬 코드 하나로 보여준다.
류정필 역자는 이 책을 통해 비트코인 코어 개발자가 더 많이 등장하기를 기대한다. 디앱 개발 위주에서 블록체인 코어를 다룰 줄 아는 몸값 비싼 개발자로 성장하여 무한한 상상력으로 개발 영역을 확장하기를 바란다. 그 바람을 이 책에 투영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쳐내고 쳐낸 50개가 넘는 주석은 모두 옮긴이가 작성했다. 코드의 오류를 바로잡은 것은 물론,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문장은 송재준 저자에게 물으며 행간의 의미를 파악하여 글로 옮겼다. 시쳇말로 이 책에 자신을 갈아넣었다. 감수자 2명과 베타리더 7명도 덩달아 갈렸지만 말이다. 덕분에 이해하기 쉬운 책이 된 건 사실이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시대 필수과목이라는 베타리더의 말처럼,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기술의 정수다. 그 핵심 ‘비트코인 코어’에 벌꿀오소리처럼 성큼성큼 들어가 맞짱 뜨는 이 책은 블록체인 개발자의 필독서이자 애독서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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