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 검색 및 카테고리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한빛출판네트워크

한빛랩스 - 지식에 가능성을 머지하다 / 강의 콘텐츠 무료로 수강하시고 피드백을 남겨주세요. ▶︎

디지털라이프

넥서스원에 대한 단상

한빛미디어

|

2010-02-09

|

by HANBIT

14,068

제공 : 한빛 네트워크
저자 : Tim O"Reilly
역자 : 윤홍석
원문 : A Few Thoughts on the Nexus One

넥서스원의 생김새나 기능에 대한 리뷰는 엄청나게 쏟아질 테니, 나는 관점을 좀 달리해서, 웹을 가운데 두고 벌이는 안드로이드폰과 아이폰의 경쟁구도에 초점을 맞추도록 하겠다.

나는 아이폰의 열열한 지지자였다. 그러나 지난 몇 주간 사용해본 넥서스원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아예 기기를 옮겨 탈지 고민하고 있다.

넥서스원은 얇고 빠르며 아름답다. 잡음제거, 자동밝기조절, 음성검색, 내비게이션, 장소에 따라 변하는 홈스크린 등의 센서를 이용한 기능은 놀라울 따름이다. 통신사로부터 약정된 요금으로 기기를 구입할 수도 있고, 구글에서 직접 공기계를 살 수도 있다. 그러나 넥서스원의 진짜 장점은 이 기기가 온전히 웹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는데 있다. 구글의 제품관리 부사장인 마리오퀘로이즈가 기자회견에서 넥서스원을 전화와 웹이라는 서로 다른 세계가 만나는 장소라 설명했듯이, 기존의 제품에 비해, 더욱 웹을 지향하고 있다.

넥서스원의 가장 큰 장점은 클라우드 통합에 있어서의 단순함과 완벽함에 있다.
  • 안드로이드 마켓은 앱스토어 보다 쉽다. 필요한 앱을 찾아서 폰에 넣으면 된다. 별도의 동기화 과정이 필요 없다. 매일같이 새로운 앱들이 추가되고 있는 만큼, 선택의 폭은 점점 다양해질 것이다. 나의 경우에는 안드로이드 마켓을 사용하는 것이 애플의 앱스토어를 사용하는 것보다 더 재밌다.

    결제과정도 간단하다. 안드로이드 마켓을 밑거름 삼아 구글 체크아웃이 인터넷결제시스템의 주요한 경쟁자로 부상하게 될 듯 하다. 물론, 아이폰을 구입할 때도 구글 체크아웃이 사용된다.

  • 다운받은 앱이 시스템의 어떤 기능에 접근하게되는지 알려주는 - 현재로선 흔치않은 - 보안경고는 감동적이다. 앱의 인기도를 가늠할 수 있도록, 앱의 다운회수도 알려준다. 지메일은 데스트탑이 없어도 될 만큼 훌륭하다.

  • 멀티태스킹도 지원하며, 주소록이나 달력은 동기화할 필요 없이 항상 최신으로 유지된다. 비록, 안내음성이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내비게이션도 유용하다.

  • 2.1버전의 안드로이드는, 검색과 내비게이션 뿐만 아니라, 모든 텍스트를 음성으로 입력할 수 있게 했다. 솔직히, 기대만큼 완벽하지는 않지만, 계속해서 음성데이터가 축적되는 만큼, 성능은 개선된 것이다.

  • 구글고글(Google Goggles)은 여전히 완벽하지 않지만, 대단한 물건임에는 틀림없다. 나는 구글고글이 기본적으로 설치되어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그렇지 못한 것을 이해할 수는 있다. 이미지와 음성인식이 모바일UI의 핵심이라고 믿는 만큼, 이에 대한 구글의 끊임없는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나를 찍는 카메라가 내가 누군지를 찍는 사람에게 알려주었던, 몇 달 전에 직접 경험했던 구글의 얼굴인식 기능을 목격한다면, 엄청난 데이터와 알고리즘으로 무장한 클라우드 플랫폼의 능력에 놀랄 것이다. Layar같은 증강현실앱이 아이폰에도 있기는 하지만, 구글이라면 훨씬 더 잘 할 것이다.
예상했겠지만, 넥서스원의 가장 큰 약점은 UI에 있다.
  • 언제나 쉬웠던 아이폰에 비해, 넥서스원의 UI는 학습을 필요로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도저히 사용할 수 없는 몇몇 기기의 UI와는 달리, 익숙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곧 만족하게 된다.

  • 아이폰의 Visual Voicemail 같은 앱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아마도, 그 놈의 우라질 특허 때문이 아니라면, 이런 간단한 앱을 구글이 못 만들리는 없을 것 같다.

  • 멀티터치를 지원하지 않는 것도 약점이다. 안드로이드도 멀티터치를 지원하게 되리란 것을 알지만, 지금 그렇지 않은 것은, 나처럼 두 손가락으로 사진을 확대해서 보기 좋아하는 사람에게 있어, 구글의 큰 실수다. 게다가 터치감도 그리 좋지 않아서 어떤 버튼을 아주 세게 눌러야 인식되곤 한다.

  • 알림트랙볼은 괜찮은 아이디어이지만, 그리 도움이 되는 것 같지는 않다. 사실, 문제는 너무 많은 애플리케이션이 이를 사용한다는데 있다. 이 기능을 활성화하면, 쉴 새 없이 트랙볼이 깜박인다.

  • 아이튠즈와 같은 애플리케이션의 부재도 아쉬운 점이다. Last.FM이나 Pandora를 들을 수는 있지만, Sonos의 가입자는 나는 Rhapsody가 더 절실하다. 더구나 헤드셋의 컨트롤도 마음대로 바꿔버린다. Last.FM을 듣다가 pause버튼을 누르면 Pandora가 들리기 시작한다. 구글이 음악산업에 큰 뜻이 없다면, 서드파티에게 길을 열어주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다.

  • 피카사와 유튜브를 사용해서 사진과 비디오를 통합하는 작업도 기대에 못 미친다. 한번의 클릭으로 유튜브에 동영상을 업로드 할 수 있다고 선전하지만, 나에게는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 않았다. 구글이 그들의 서비스를 통합하는데 있어 잠재적인 골칫거리는 다른 유사한 서비스도 모두 지원해야 한다는데 있다. 나처럼 피카사가 아닌 플리커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구글이 어떻게 대처하는지 지켜보는 것도 꽤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 스크린샷을 찍을 수 있는 기능도 없고, 이를 위해 서드파티 앱을 설치해 사용하는 것도 간단치 않았다.
25년전의 애플도 디자인과 성능 면에서 압도적이었다. 그랬던 그들의 제품도 타사의 제품에게 선두자리를 내어주었다. 넥서스원이라면 그 역사를 되풀이 할 수도 있다.

(헨리블로짓은 이에 대해 "이봐, 애플! 정신차리게. 그때 일이 다시 일어나고 있어."라는 칼럼을 썼다. 마크시갈은 노벨과 MS의 과거 대결을 비유로 들며, 구글의 넥서스원 출시가 다른 벤더들의 안드로이드 채택에 찬물을 끼언지는 않을지 묻는다. 결국에는, 구글이 자신의 것을 얼마나 공개하느냐에 달려있다. 오늘 기자회견에서, 구글은 안드로이드가 오픈플랫폼임을 강조함으로써,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려고 노력했다. 이러한 노력이 구글의 각 파트너에게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좀 더 나아가서 모든 이들이 이러한 변화에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애플이 그들의 장치종속적인 데이터를 구글이 하는 것처럼 바꾸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애플도 독자적인 클라우드환경을 구축하려고 노력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이튠즈와 앱스토어는 그들의 노력에 포함되지 못했다. 애플은 이 분야의 경험이 부족하며, 특히 알고리즘 지향적인 어플리케이션은 더욱 그렇다. 구글이 축적한 데이터와 경험은 장기적으로 애플을 위험에 빠뜨릴 가능성이 있다.

애플의 이메일, 달력, 주소록 앱을 보면, 그들이 여전히 PC시절의 습관을 가지고 어플리케이션을 만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들의 데이터는 PC에 보관되고 모바일기기와 동기화 되어야 한다. 그러나 구글의 앱은 웹과 실시간으로 동기화되어 항상 최신 데이터를 유지하도록 한다.

그러나, 1980년대의 애플과는 달리, 지금 그들은 경쟁력 있는 소프트웨어와 디자인 관련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또한, 이미 대세가된 아이튠즈는, 안드로이드 마켓의 성장에 장애물이 될 것이다.

또한, 구글이 보유한 데이터를 아이폰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지 않는다면, 애플은 구글을 대신할 파트너로 MS를 선택할 지로 모른다. 아이폰이 검색이나 지도같은 분야의 앱에서 구글을 대신해 빙의 것을 기본으로 채택해 버리면, 구글이 입을 타격은 불보듯 뻔하다.

이러한 애플의 우위는 몇몇 핵심적인 서드파티앱이 두 플랫폼을 모두 지원하는 것으로 상쇠 될 수도 있다. 디자인시장에서 애플에게 확실한 우위를 안겼던, 어도비가 윈도보다 우선해 맥을 지원하기로 했던 결정만큼은 아니더라도, 서드파티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

구글은 음악이나 전자책과 같은 분야에서 서드파티들이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서, 아이폰의 것과 대적할만한 앱이 생겨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애플의 입장에서는, 데이터를 다루는 앱의 능력을 키우던가, 지금보다 더 전문적인 회사와의 협력을 통해 이를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iPhoto나 iMovie같은 앱을 웹과 연동시켜서, 데이터축척을 통한 기술개발의 기반을 다져야 한다. 피카사와 iPhoto 모두 이미지 인식 기능을 지원하지만, 애플이 제한된 샘플이미지만을 이용해서 알고리즘을 개선시키는데 반해, 구글은 엄청난 양의 사용자이미지를 이용한다. 언젠가 구글의 최고과학자인 피터노빅이 나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우리가 더 좋은 알고리즘을 가진 것은 아닙니다. 다만, 더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을 뿐이죠.". 데이터축척기반 기술은 웹2.0시대의 핵심이며, 모든 컴퓨터 산업의 미래이다. 사용자 데이터를 각각의 장치 안에 가두는 것은 애플이 스스로를 이러한 미래로부터 분리시키는 것이나 다름없다. MobileMe로 수익을 내는데 연연하기보다는 그들의 모든 어플리케이션을 웹과 연동시켜서 그것을 사용하는 사용자들로부터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구글과 애플로 대변되는, 웹을 사이에 둔 패러다임의 충돌은, 키보드로 일일이 명령을 입력하던 시대에서 맥과 윈도로 구현됐던 GUI로의 변화만큼이나 엄청난 것일지 모른다. 지금까지의 웹은 필요할 때 사용하면 그만이었을지 몰라도, 앞으로는 모든 장치의 어플리케이션이 근본적으로 웹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지금 우리는 이토록 흥미로운 시대를 통과하고 있는 중이다.
TAG :
댓글 입력
자료실

최근 본 상품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