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처음 본 것은 중국 최대 인터넷 서점 당당왕에서였다. 무슨 책인지 계속 베스트셀러 1위를 하고 있었고, 재미있다고 서평에서도 난리였다. 원고를 신청해서 아침 출근길에 읽기 시작했다. 한 작가가 4년여의 시간을 들여 전국의 정신질환자를 인터뷰한 내용을 엮은 것이었다. 놀랍게도 중국에서는 정신질환자 인터뷰집은 이게 최초라고 한다.
첫 꼭지는 이 세계는 자신이 쓰고 있는 소설이며, 자신은 이 소설의 주인공이자 작가라고 주장하는 망상증 환자와의 인터뷰였다. 끝부분에 그 환자가 테이블 아래 남겼다는 메모가 소름 돋게 했다. 그 다음 꼭지는 매일 똑같은 꿈을 꾸면서 어떤 남자에게 이끌려 건물 옥상에서 떨어지는 순간에 깨는 여자의 이야기였다. 그런데 매번 깨는 시간이 늦어진다는 것이다.
SF소설처럼 기괴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한 이들의 이야기는 처음부터 나를 빨아들였고, 지금 이 책을 기획, 편집하게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람들 속에 섞여서 평범하게 살아가기를 원한다. 때문에 자신들과 다른 각도로 세상을 보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생각하고 심지어 그들을 부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책을 읽다 보면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가 무엇인지 모호하다고 느낄 정도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다. 이 책은 우리들에게 되묻는다. 정신질환자의 세계 또한 그렇게 배척당하는 것이 아닐까?
저자 가오밍은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나는 이 책이 그저 하나의 창이 되어 독자들에게 다른 각도에서 보이는 더 많은 세계를 보여주고 싶을 뿐이다. 그리고 어느 날 당신이 태연하게 말했으면 좋겠다. “당신에게 말해줄게요, 내 눈엔 이게 어떤 세상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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