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업무 등 공적인 영역에서의 의사 소통은 전자 메일이 중심이고 메시징 서비스가 보완해주는 형태가 많습니다. 전자 메일은 인터넷 서비스 중 가장 오래된 축에 속하며 여전히 의사소통의 중심에 있습니다. 거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기업이나 이해 당사자 간에 기록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이는 단일 기업 내에서도 적용되어, 흩어져 있는 지사/사무실 간의 기본적인 정보 교환 방법으로 자리 잡으면서 그 사용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메일은 기술적, 태생적 제약 사항으로 “효과적인 의사 소통 수단인가”의 관점에서 많은 질문과 도전을 받고 있습니다.
전자메일은 수신자, 참조자, 비밀 참조자와 같은 항목으로 메일 콘텐츠를 받을 사람을 지정하는데, 여기에서부터 효율성의 문제가 생깁니다. 콘텐츠를 받는 사람은 발신자에 의하여 임의로 지정됩니다. 보통은 개인 메일 주소가 나열되겠지만 때로는 그룹 메일 주소가 추가되기도 합니다. 발송된 메일은 메일을 받은 사람이 다시 회신(Reply)하거나 포워딩(Forwarding)하면서 급격하게 퍼집니다.
이렇게 메일을 여러 번 재생산하면 사람들은 “읽지 않은 메일”의 홍수에 휩쓸리게 됩니다. 정작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어떤 작업을 누가 해야 하는 것인지 모호해지는 것입니다. 누군가 나서서 “자, 지금까지 나온 내용을 정리하자면…” 하고 요약하지 않는다면 길게 늘어진 메일을 처음부터 읽으면서 히스토리를 정리하고 이해해야 하는 상황에 빠집니다.
[그림 1] 흔한 이메일 제목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전자 메일이 애초부터 무언가를 정리하고 이력을 관리하고 하는 목적에는 적당하지 않은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회신과 포워딩은 왠지 멋있어 보이는 말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전의 콘텐츠를 밑에 붙이고 그 위에 새로운 콘텐츠를 얹어서 새로운 콘텐츠를 하나 더 만드는 방법에 불과합니다. 불행하게도 누군가 전체 회신으로 메일을 쓰는 동안 또 다른 사람이 전체 회신으로 메일을 보냈다면 메일 스레드는 두 개가 됩니다. 물론 혼란도 두 배가 되는 것이지요.
다양한 도구로 의사소통하는 목적은 소통에 드는 비용을 줄이고 의사 결정과 행동을 빨리하기 위함입니다. 그런데 전자 메일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그런 목적에 어긋나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보 공유를 신속히 하겠다며 메시징 서비스까지 곁들여 놓으면 메시지로 주고받은 내용을 메일에 붙여 넣고, 다시 메일을 파일로 추출한 뒤 메시징 서비스로 공유하는 웃지 못할 상황에 이르기도 합니다. 시간 외 업무와 개인 프라이버시 이슈까지 겹치면서 바야흐로 사람들은 이런 상황을 해소해줄 수 있는 무언가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림2] 슬랙의 창업자 스튜어드 버터필드
(출처 : 비즈니스 인사이더)
스튜어드 버터필드(Stewart Butterfield)는 유명한 사진 공유 서비스인 플릭커(Flickr)를 만들고 야후(Yahoo!)에 매각했던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는 게임사 타이니 스펙(Tiny Speck)을 설립해 글릿치(Glitch)라는 게임을 개발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개발자가 원격으로 협업하면서 게임을 개발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보 공유, 의사소통이 중요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메시징 서비스가 제공하는 인스턴트 메시징 기능도, 개발한 코드를 전달하고 자료를 공유하는 기능도 필요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을 줄일 필요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널리 사용되는 도구와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보았지만 썩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결국 스스로 필요한 기능들을 만들어 내부 도구로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안타깝게도 개발하던 게임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내부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별도의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으로 진화시키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도구가 바로 슬랙(Slack)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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