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책이 쉽지 않지만 손뜨개 책도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참 쉽지 않습니다. 빽빽한 도안 속 작은 선 하나 점 하나 정확하게 확인하는 일은 글자를 보는 것과 또 다른 집중도를 필요로 합니다. 오랜 기간 작업하면서 점점 지치고 정해놓은 마감 날이 다가와 마음 졸일 때쯤 저자에게 머리말을 받았습니다. 퇴근 전에 그걸 읽는데 왠지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내가 왜 이 책을 만들기로 결심했는지 새삼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저자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여행 가서 뜨개질을 하고 있으면 사람들이 뭘 뜨냐고 물어보는데, 그 질문을 받으면 난감해요. 뭘 꼭 완성하려고 뜨는 게 아닐 때가 많거든요.” 꽤 오래 저자를 보면서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걸 느꼈고, 그런 저자가 자신의 아기에게 떠주는 손뜨개라면 얼마나 애정을 가지고 만들까 싶었습니다.
작품에 담긴 따뜻하고 정성스런 저자의 마음, 또 책을 보며 아기를 위해 뜨개질하는 독자의 모습을 떠올리며 책을 만들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책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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